국민의힘 엄승용 보령시장 후보가 가족들의 집단 전입신고 의혹과 관련, 보령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찰에 고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령시장 선거가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단순한 선거 공방을 넘어 주민등록법 위반 여부와 선거의 공정성 문제가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지역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보령시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인에게 보낸 공문에 따르면 선관위는 공직선거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엄 후보를 보령경찰서에 고발했다.
앞서 보령시민 강모씨는 지난 21일 엄 후보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보령경찰서와 보령시선관위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엄 후보의 배우자와 자녀 4명, 며느리 등 가족 6명은 보령시 명천동 주공4차 아파트로 잇따라 전입신고를 마쳤다.
고발인은 이들이 실제 생활 근거지를 옮기지 않은 채 지방선거 투표권 확보를 목적으로 주소지만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은 실거주 여부다.
엄 후보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출판기념회(2-3월)를 계기로 가족들이 보령 정착에 동의해 생활 목적 전입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큰아들과 며느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하고 있으며 국내 주소지가 필요해 내 주소지로 등록했다", "큰딸은 경기도에서 주중 생활을 하고 주말에 보령에 온다", "둘째 딸은 세종시에서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 내려온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생활 목적 전입이라는 해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등록법상 전입신고는 단순한 주소 등록이 아니라 실제 생활의 근거지를 옮기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30일 이상 생활의 근거로서 거주할 목적으로 실질적인 거주 이전이 없는 전입신고는 허위신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고발인은 엄 후보 가족의 생활 기반이 여전히 수도권과 해외에 있다고 주장한다.
엄 후보는 경기 고양시에 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 역시 고양시 소재 유치원 건물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령에서는 월세보증금 500만원의 임대아파트를 신고했다.
특히 논란이 집중되는 지점은 가족들이 전입한 주택 규모다.
해당 아파트는 전용면적 49.97㎡ 규모로 방 2개와 화장실 1개를 갖춘 이른바 20평형 임대아파트다.
엄 후보를 포함해 배우자와 자녀들, 며느리까지 모두 7명의 성인 가족이 함께 생활하기에는 사실상 협소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고발장에는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기준일 전 180일인 지난해 11월13일부터 올해 5월16일까지 투표 목적 허위 전입이 금지된다는 점도 적시됐다.
엄 후보 해명에 따르면 상당수 가족의 전입 시점은 올해 2~3월로,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와 겹친다.
고발인은 또 과거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가족이나 친인척이 허위 전입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하려다 주민등록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판례들을 제시하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선관위가 직접 고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선관위는 통상 단순 민원이나 제보 단계에서는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치지만, 직접 고발은 위법성 여부를 수사기관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경우에 이뤄진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엄 후보 개인의 법률문제를 넘어 공천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문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 가족들의 대규모 주소 이전이 이뤄졌음에도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당의 후보 검증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령=박재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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