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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변호인들] 중개사고 손해배상과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한 공제금청구

부동산 중개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통상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러나 승소하더라도 중개사무소가 이미 폐업하였거나 개인의 자력이 부족하여 실제로는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공제금청구를 생각하게 된다.

[변호인들] 중개사고 손해배상과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한 공제금청구

부동산 중개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통상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러나 승소하더라도 중개사무소가 이미 폐업하였거나 개인의 자력이 부족하여 실제로는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공제금청구를 생각하게 된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행위를 하는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개업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보증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결국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배상 재원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금인 셈이다.

문제는 청구 방법이다. 실무상 협회는 판결문 없이 공제금 지급청구만 접수되면 이를 반려하게 된다. 그런데 공제금청구권에는 ‘공제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개업공인중개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먼저 마친 뒤 비로소 협회에 청구하려 하면 그 사이에 시효가 완성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겨 놓고도 받지 못하는 구조에 놓이는 것이다.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소를 제기하는 단계에서 개업공인중개사와 협회를 함께 공동피고로 삼으면 된다. 대법원 역시 중개의뢰인이 공제사업자인 협회를 상대로 공제금 지급을 구한 사안에서, 협회가 소장부본 송달을 통해 공제금 지급을 청구받은 날부터 60일이 경과하면 공제금 지급의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지연손해금을 부담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다77870 판결 참조). 소장의 송달 자체가 공제금 지급청구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이미 3년이 지났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도 포기할 일은 아니다. 대법원은 협회가 운영하는 공제사업이 보증보험적 성격을 가진 제도임을 전제로, “공제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분명하지 아니하는 등의 이유로 그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제금청구권자가 공제사고의 발생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공제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참조). 공제사고일을 언제로 볼 것인지는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법원의 판단을 구할 실익이 충분하다.

다만 기대치는 현실적으로 설정하여야 한다. 협회가 피고로 참여한 사건에서는 재판부가 중개의뢰인 본인의 부주의를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작하는 경향이 있다. 대법원도 중개의뢰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확인 책임이 전적으로 중개업자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타당하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참조). 필자가 수행한 사건에서도 중개인의 잘못된 설명과 판단으로 사고가 발생한 점이 분명하였음에도 책임 비율이 절반으로 제한된 사례가 있었다.

그럼에도 협회를 피고로 세우는 실익은 결코 작지 않다. 개인을 상대로 받은 판결은 대개 압류·추심·강제경매와 같은 별도의 집행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협회는 판결이 확정되면 곧바로 계좌를 확인하여 공제금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가 수행한 사건에서도 승소 직후 별도의 강제집행 없이 배상금이 입금되었다. 개업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 개인으로부터 회수하는 것보다 협회를 통하는 편이 훨씬 현실적이고 신속하다.

중개사고 소송의 성패는 제출한 서면의 분량이 아니라 누구를 피고로 삼았는가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공제 가입 여부와 공제사고의 시점, 그리고 피고의 구성을 함께 검토하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성권 법률사무소 송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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