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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변동성이 삼킨 코스피, 고유가·고환율에 멍드는 실물경제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타격 우려가 팽팽히 맞서는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가 이날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거래가 시작된 지 18분 만에...

변동성이 삼킨 코스피, 고유가·고환율에 멍드는 실물경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해협 개방’ 최후통첩 시한을 하루 앞둔 23일 국내 통화·주식·채권시장 전반에 공포가 번지며 ‘검은 월요일’이 또 다시 연출되는 모습이었다. 주식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어느새 1500원이 ‘뉴 노멀’이 되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장기화된 고유가가 고물가로 이어져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타격 우려가 팽팽히 맞서는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가 이날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거래가 시작된 지 18분 만에 코스피200지수가 5% 넘게 떨어져 1분 이상 지속되자 프로그램 매도의 효력을 5분간 정지키시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해 들어 전쟁 발발 이전 세차례였던 사이드카가 전쟁 뒤 15거래일 사이에 일곱번이나 발동됐다. 매수 쪽이 세차례였고, 매도로는 네번째였다. 코스닥까지 포함하면 사이드카 발동은 11차례에 달한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의 변화율을 바탕으로 지수가 크게 움직일 가능성을 나타내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전날 55.64에서 이날 62.8로 뛰었다. 50을 넘는 상태가 2월26일 이후 17일째 이어졌다. 과거 이 지수가 50을 넘은 것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13일부터 4월1일 사이 12일간(기간 중 2일은 50 미만)으로, 그 뒤 6년 만이다. 당시엔 주가가 급락하면서 50을 넘었다가, 주가가 반등하면서 50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 대비 환율도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원화가 유독 큰 폭 상승(전 거래일 대비 1.1%)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99.69)가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가운데 원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인 셈이다. 이날 달러 대비 환율은 엔화는 0.20%, 위안화는 0.36% 각각 상승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와 파운드화도 각각 0.39%씩 상승하며 한국보다 제한적인 오름폭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의 순매도 행렬도 최근 원화 약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환율 상단이 계속 더 열릴 가능성이 제시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유가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율이 일시 급등을 넘어 1500원대가 새로운 기준선(뉴 노멀)으로 자리 잡을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1500원대 중반까지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외환분석가는 “고유가 장기화로 환율 1500원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을 1480~1530원으로 예상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중동 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환율은 1500원 상단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종전 분위기가 커진다면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겠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1500원 아래에서 움직임을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에는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며 실물 경제를 짓누르는 복합 위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외환 당국자는 “지금 환율 상황은 감내하기 어려운 불편한 레벨까지 오른 것이 맞다”며 “중동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필요한 조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도 급등했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20.7bp(1bp=0.01%p) 오른 연 3.617%에 장을 마쳤다. 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다 전날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알려진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 후보자가 금융안정을 중시하고 자산버블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기 전에 예방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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