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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베트남 간 K-블록체인]③ 거래소 밖으로…수탁·송금·웹3로 영토 확장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베트남의 가상자산 '거래소·수탁·투자서비스·게임' 시장으로 진출하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베트남 간 K-블록체인]③ 거래소 밖으로…수탁·송금·웹3로 영토 확장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이 베트남의 가상자산 '거래소·수탁·투자서비스·게임' 시장으로 진출하는 이유를 살펴봅니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베트남을 향한 국내 블록체인 기업들의 움직임은 가상자산거래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거래소가 제도권 진입의 앞문이라면 그 뒤에는 자산 보관, 정산, 송금, 투자서비스, 웹(Web)3 커뮤니티 수요가 함께 생긴다. 베트남 가상자산 시장이 허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면 거래소를 둘러싼 후방 인프라와 이용자 서비스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수탁, 스테이블코인 송금, 투자서비스, 게임·웹3 생태계로 접점을 넓히는 배경이다.

거래소 뒤에 필요한 수탁·기관 인프라

18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밖에서 가장 직접적인 진출 흐름을 보이는 곳은 비댁스다. 비댁스는 지난해 9월 베트남 디지털자산 전문 투자사 IDGX와 양해각서를 맺고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IDGX는 IDG캐피털베트남(IDG Capital Vietnam) 계열의 가상자산 투자사다.

양사는 베트남에서 거래소와 커스터디(Custody)를 연결하는 가상자산 금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커스터디란 제3자가 고객의 가상자산을 대신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협력 범위에는 가상자산 거래·수탁 인프라, 규제 대응 체계,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연계 인프라 등이 포함됐다. 연내 합작법인을 세우고 베트남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베트남 시장이 거래소 설립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과 맞물린다. 제도권 거래소가 등장하려면 이용자 주문을 처리하는 시스템뿐 아니라 고객 자산 보관, 내부통제, 감사 대응,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한 보관·정산 구조가 필요하다. 수탁은 거래소의 부가 기능이라기보다 제도권 시장을 뒷받침하는 후방 인프라에 가깝다.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커진 시장이 허가 사업자 체계로 이동하면 거래소 운영과 함께 수탁, 규제 검증, 트레저리(Treasury) 관리 수요도 커지기 때문이다. 트레저리 관리는 법인이나 기관이 보유한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 자체 토큰 등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운용하고 유동성을 관리하는 업무를 뜻한다.

송금·결제로 넓어지는 스테이블코인 실험

베트남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결제 실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KB금융그룹은 KG이니시스, 글로벌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 카이아, 디지털자산 솔루션 기업 오픈에셋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해외송금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발행부터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 정산, 해외송금까지 금융서비스 과정을 하나로 연결한 통합 실증이다.

해외송금 검증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카이아의 온체인(On-chain) 유동성을 통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뒤 베트남 현지 파트너를 거쳐 실제 은행 계좌까지 수취하는 과정을 구현했다. 온체인이란 모든 거래와 데이터가 외부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에서 직접 처리되고 기록되는 방식을 뜻한다. KB금융에 따르면 기존 SWIFT 방식이 수 시간에서 수일이 걸리던 반면 이번 검증에서는 전 과정이 3분 이내에 완료됐다. 수수료도 기존 대비 약 87% 절감됐다. 오프라인 결제는 커피전문점 할리스 키오스크에서 QR 결제 방식으로 구현됐다.

다만 이 사례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현지 라이선스를 확보한 진출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 베트남 시장 자체를 공략했다기보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송금 회랑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인프라 가능성을 시험한 사례에 가깝다.

그럼에도 베트남이 실증 구간으로 쓰였다는 점은 눈에 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인적·상업적 교류가 있고 해외송금 수요도 존재한다. 스테이블코인 PoC가 베트남을 실험 구간으로 삼은 것은 블록체인 인프라가 거래소 매매를 넘어 결제·정산·송금 영역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시도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개인투자자 겨냥한 서비스·교육 접점

거래소와 기관 인프라가 제도권 시장을 겨냥한다면 개인투자자 기반에 초점을 맞춘 사례도 있다. 가상자산 적립식 투자 솔루션 '비트세이빙'을 운영하는 업루트컴퍼니는 지난해 2월 베트남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VSV캐피탈과 파트너십을 맺고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웹3 비즈니스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개인투자자 기반이 두껍지만 투자자 교육과 리스크 관리 수요도 함께 존재한다. 거래소가 매매의 장을 제공한다면 투자서비스 기업은 이용자의 접근 방식과 투자 습관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적립식 투자, 자동화 도구, 교육 콘텐츠가 베트남 시장에서 접점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2월 파트너십 체결 이후 업루트컴퍼니는 VSV캐피탈과 베트남 현지 버전의 디지털자산 적립식 투자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출시했다. 엘살바도르 교육부가 채택한 비트코인 교육 교재 '비트코인 디플로마'의 베트남어 번역·보급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지난 4월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가 주관하는 '2026년 DNA 융합 제품·서비스 해외 진출 지원 사업'에 선정돼 베트남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식 금융상품 판매보다 현지 투자자 교육과 서비스 현지화에서 시작해 법인 설립 단계로 접점을 넓히는 흐름이다.

게임·웹3 분야에서는 위메이드가 베트남과 접점을 만든 바 있다. 위메이드는 2022년 5월 베트남블록체인협회, 현지 블록체인 기업 베리체인스와 3자 양해각서를 맺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베리체인스와 별도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베리체인스는 게임 프로젝트 보안 감사와 P2E 컨설팅을 제공해온 회사다. 위믹스 생태계의 동남아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베트남은 과거 액시 인피니티를 비롯한 게임파이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시장이다. 그러나 2021년 이후 게임파이 과열과 저품질 프로젝트 논란을 겪으며 이용자 눈높이도 높아졌다. 단순히 토큰 보상을 붙인 게임보다 장기 운영, 보안, 커뮤니티 신뢰가 중요해진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게임·웹3 접점이 남아 있더라도 과거 P2E 붐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거래소뿐 아니라 보관, 정산, 송금, 투자자 교육 같은 주변 인프라 수요도 함께 커질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현지 파트너와 손잡고 수탁, 결제·송금, 리테일 서비스 영역에서 먼저 접점을 만드는 방식이 당분간 주요 진출 경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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