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연무동 옛 차고지터 주상복합 건설 한창
사모펀드가 인수후 개발, 2천억대 분양수익
공영부지에 대체 차고지… 공공재원 투입 운영
개발 여력 남은 도심 차고지에 사모펀드 눈독
경기도내 한 버스차고지의 모습. /경인일보DB
몇년 전 사모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간 수원 지역 최대 시내버스 업체가 차고지를 매각했고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주택이 건설되고 있다.
개발 여력이 남아있지 않은 도심에서 차고지는 매력적인 개발 부지인데, 오래된 차고지를 폐지하며 높은 수익을 얻었다. 대체 차고지는 공영부지를 사용하고 운영에는 공공재원이 투입되며 소유 부동산으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어 사모펀드에게 버스업체는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이 됐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선 내년 초 입주를 앞둔 285세대 규모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한창이다. 이곳은 수원 최대 시내버스 업체인 수원여객이 1975년부터 반세기 가까이 차고지로 사용한 그 부지다. 6천781㎡ 규모의 차고지가 폐지된 건 지난 2022년이었다.
수원여객은 이후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과 화성시 동탄구 등에서 차고지를 운영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연무동 차고지 매각대금은 360억원 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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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수원여객 측은 “(연무동 차고지 매각 이후) 차고지를 새로 조성했고 노선도 그대로 운영하고 있어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수원여객이 사모펀드에 매각된 건 지난 2019년의 일(2019년 10월31일자 1면 보도 등)이다. 1962년 설립 이후 가업 승계로 경영권이 이어져왔으나 당시 사모펀드가 주식을 추가 매입하며 50%를 넘겨 경영권을 가져왔다.
경기도 버스업계 '금융자본 올라탄다'
\'에스씨엠…\' 수원여객 대주주로부천소신여객도 사모펀드사 등극준공영제로 \'新투자처\' 부상 분석\"공공성 훼손될 수 있다\" 우려도경기도 여객운수업계에 금융자본이 침투하고 있다. 주식을 사는 행위 자체는 정당한 경제활동이지만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버스업체를 금융자본이 잠식하며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스씨엠제일차(주)는 수원여객 주식 8만1천869주(전체 15만3천15주)를 매입해 지분율 53.5%로 수원여객의 대주주에 올랐다. 에스씨엠제일차(주)는 사모펀드인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의 자회사다.600대 가량의 버스를 보유한 수원여객은 수원 지역 최대 버스업체로 지난 1962년 설립 이후 50년 이상 \'창업주-아들-손자\'의 가업 승계 방식으로 경영권이 계승돼 왔다. 수원여객 뿐 아니라 부천시에 있는 소신여객도 지난해 사모펀드인 \'에스티엘2018의1사모투자합자회사\'가 83.43%의 지분을 확보하며 대주주로 등극했다. 그 전까지 소신여객은 같은 버스업체인 시흥교통이 대주주로 있으며 시흥교통의 자회사로 존재해왔다.이처럼 버스 보유 대수로 도내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버스업체들에 잇따라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들어서며 뒷말이 무성하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모펀드가 \'시민의 발\'로 공공재 기능을 하는 버스업체를 인수하자, 적자 노선은 폐선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앞으로 추진할 준공영제로 사모펀드가 과도한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이들 업체의 인수 시점은 버스 준공영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 이후여서, 공공자금 투입이 늘어나는 추세와 맞물려 버스업체가 사모펀드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에서 버스업체가 큰 수익을 내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했다는 점도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서울시 65개 버스업체 중 절반이 넘는 33개 업체가 주주들에게 배당을 시행했고, 배당 액수만 28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5천억원이 넘는 세금이 준공영제 운송수지 적자 보전용으로 지급됐다는 것이 알려지며 세금으로 돈 잔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실제로 도내 버스업체를 인수한 사모펀드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자본회수 없이 영구 배당 펀드로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배당\'이 투자의 목적이라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도 관계자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모펀드가 버스업체를 인수하는 것 자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사모펀드 측에 버스업체의 주식을 매입한 이유를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사진은 수원여객 차고지 모습. /경인일보 DB
이름은 바뀌었으나 수원여객의 최상위 지배회사는 여전히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법인)이며 그 아래 ‘에코모빌리티’라는 지배회사를 두고 지난해 말 기준 수원여객을 비롯해 용남고속, 소신여객, 경진여객, 현대항공여행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대중교통 기업체인 것이다.
수원여객이 50년 가까이 보유한 차고지는 300세대 미만의 주상복합건물 부지로 변경되며 시장예상치 기준 2천억원대 분양수익을 가져다 주는 매력적인 수익원으로 변모했다. 공영차고지 건설 확정된 건 2009년, 광교개발이 시행돼 해당 차고지 인근 부지가 ‘서광교’로 명명되며 수익성을 갖게 된 건 2011년 이후, 사모펀드 인수는 2019년이었다.
도시의 변화를 관찰한 눈 좋은 ‘꾼’들에게 오래된 버스 업체가 보유한 차고지는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군침도는 매물이자, 비용 대비 수익률이 높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을테다.
/신지영·이시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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