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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방산이슈 Pick] 김세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기술 아닌 ‘규제 구조...

프랑스 정부는 AI·반도체·양자기술 등 민감 분야 투자에 대해 사전 심사를 요구하지만, 사전 의견 조회 제도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미리 점검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투자 전에 정부와 공식적으로 접촉해 신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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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이슈 Pick] 김세진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기술 아닌 ‘규제 구조’가 유럽 방산 시장의 장벽…협력의 언어인 ‘규제’ 이해하는 기업만 진입 가능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6.04.01 20:52

ㅣ 수정 : 2026.04.01 20:52

프랑스, 규제 구조 알면 가장 강력한 파트너…수교 140주년 정상 행사에 MOU 의제화 필요

김세진 법무법인(유)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장이 1일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한·EU 국방 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한-EU 방산 협력의화두 : <규제구조>를 <설계원리>로 바꾸는 실무전략’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유럽 방산시장 진출의 최대 장벽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 구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프랑스를 교두보로 삼은 전략적 접근이 한국 방산 기업의 유럽 진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제언이다.

김세진 법무법인(유) 세종 통상산업정책센터장은 1일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한·EU 국방 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유럽 방산 시장은 기술 경쟁력이 아니라 복잡한 규제 구조를 이해하고 설계하는 능력이 승패를 가른다”며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이 바로 계약 조건과 재수출 통제”라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 방산 규제는 ▲EU 공통 규정 ▲회원국 개별 규제 ▲계약 조건이라는 ‘3층 구조’로 작동한다. EU 차원의 공통군사목록과 이중용도 규정이 최소 기준을 정하지만, 실제 진입 장벽은 회원국들의 추가 규제와 계약 조건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법리적 규제로 ▲수출통제와 경제제재법, ▲조달규정, ▲투자 규정 등 3가지도 작용해 총 6가지 규제가 서로 연동되는 격자 지점을 알아야 유럽에 진출할 수 있다고 한다. 김 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은 허가만 받으면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계약 조건에서 수출 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포지션이 “EU 일반수출허가 8개 중 7가지 아이템의 수혜국으로 사실상 전면 허가 면제인 ‘EU001’은 적용되지 않지만, 나머지 7개를 통해 대부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뚫려 있다”며, “EU가 올해 이중용도 규정 개혁을 예고하면서, 지금이 기회가 열리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NATO 파트너로서 지정학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외국인투자(FDI) 심사나 조달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EU 회원국별 규제 강도를 비교하면서 “프랑스는 규제가 가장 복잡하지만, 일단 구조를 알면 유럽 전체로 가는 가장 강력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 핵심 방산기업인 탈레스, 사프란, MBDA, Naval Group이 모두 프랑스 법인을 보유하고 있고, 프랑스 국방조달청(DGA)은 연간 380억 유로 규모를 발주하는 유럽 최대 방산 발주처이며, 프랑스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하면 중동·동남아 등 제3국 공동 수출의 최적 조합이라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프랑스 진출 과정에 반드시 피해야 할 ‘3가지 함정’도 존재한다. 김 센터장은 “EU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프랑스가 별도의 자율통제목록과 허가 체계를 운영하고 있고, 프랑스 내에서 한국 인력에 통제기술을 제공하면 수출로 간주하는 ‘간주수출(Deemed Export)’ 규정이 있으며, 잠수함·미사일 등 핵심 기술은 정부 간 MOU 없이 기업 계약만으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간주수출의 경우 한국 인력이 프랑스 회사에 파견돼 자신의 노트북 화면으로 통제기술의 내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성립된다. 따라서 김센터장은 “해결책은 한국 인력을 프랑스 회사에 파견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법인과 직접 고용 계약을 맺고 그 법인의 지휘·감독하에 있음을 고용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FDI 심사 역시 ‘부담요소’라기보다 ‘신뢰 형성’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 정부는 AI·반도체·양자기술 등 민감 분야 투자에 대해 사전 심사를 요구하지만, 사전 의견 조회 제도를 통해 법적 리스크를 미리 점검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투자 전에 정부와 공식적으로 접촉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채널”이라며 “오히려 협상력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방산 협력의 성패는 계약서 작성에서 갈린다. 이를 위해 DGA가 발주하는 방산·보안 공공계약 표준 행정조항(DGA ACH Guide)이란 일종의 가이드라인 문서를 잘 알아야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고 김센터장은 말한다.

그는 “특히 협력 전에 한국 기업이 보유한 기존 기술(Background IP)을 명확히 문서화해 기여자산으로 명시해야 하고, 프랑스 기술이 포함된 제품을 제3국에 수출할 때 재수출 동의 범위를 사전 합의해야 하며, 프랑스 기업의 지원 중단 또는 도산 시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에스크로 조항을 삽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조항이 없으면, 제3국 수출이 사실상 봉쇄되거나 장기 운용 자율성이 제한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규제 구조를 읽는 기업이 유럽 방산 시장의 문을 여는 기업”이라면서 “한국 기업에 필요한 3가지 역량으로 ① 제품 경쟁력 중심에서 ‘규제 구조 설계 역량’ 위주로, ② 수출 계약 중심에서 ‘현지 법인·파트너 생태계’ 중심으로, ③ 단기납품 계약에서 ‘IP·재수출 장기 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3가지로 프랑스 DGT(재무총국)에 사전 의견 조회를 적극 활용하고, 한국 기업이 보유한 Background IP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문서화하며, 수교 140주년 정상급 행사를 계기로 방산 협력 MOU 체결을 의제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유럽 방산 시장은 방산 협력의 언어인 ‘규제’를 이해하는 기업만이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이날 발표의 결론이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의 방산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에서 나온다”며 “그 언어를 익힌 기업만이 다음 140년의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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