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집회에서 경영진 사진 현수막이 바닥에 놓여 있다. photo 뉴시스
삼성전자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경영진을 겨냥한 과격한 퍼포먼스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23일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최초 과반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찰과 노조 추산 4만여명이 참석했다.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다음 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영진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이 퍼포먼스 형태로 표출됐다. 도로 바닥에는 이재용 회장, 전영현 부회장, 노태문 사장의 얼굴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설치됐고, 일부 조합원들이 이를 밟고 지나가는 모습이 이어졌다. 얼굴 부위에 구멍을 낸 구조물과 펀치백 형태의 소품도 마련돼 훼손하거나 가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경영진을 조롱하는 표현도 등장했다. 바닥 이미지에는 '째째용', '전시황', '노때문' 등 별칭이 적혔고, 조합원들은 행렬을 이루며 이를 밟고 지나갔다. '여기다 풀고 가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설치물에서는 얼굴 부위를 찢거나 낙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집회 초반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본 행사 시작과 함께 구호 제창이 이어지며 현장은 빠르게 투쟁 분위기로 전환됐다. 참가자들은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 폐지 실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성과급 제도 개편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와 상한제 폐지를 핵심 요구로 내세우며,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성실하게 교섭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며 "성과급 제도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사측은 일회성 보상으로 교섭을 마무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와 대한민국 경쟁력을 위한 싸움"이라며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대규모 결의대회에 맞서 집회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노조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맞불 집회도 열렸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일부 회원들은 이날 오전 평택캠퍼스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반도체 공장의 지분을 가진 것은 주주들"이라며 "호황기에 공장을 멈추는 것은 주주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적이 좋을 때는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부진할 때는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도로 양방향을 통제하고 경찰관 400여명을 투입해 교통 관리와 안전 확보에 나섰다. 평택시도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교통 통제 사실을 알리고 우회도로 이용을 당부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노사가 원만히 협상해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총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안전보호시설 유지 필요성을 공지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유독성·가연성 물질을 다루는 만큼 파업 중에도 안전 인력의 정상 근무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전체 직원 약 12만8000명 중 약 5%를 필수 유지 인력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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