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무주에서 열린 국제 오픈 버추얼 태권도 대회 때 시범경기 모습. 태권도진흥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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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대회에 나선 태권도 선수가 있다. 도복을 입고 띠를 두르고 매트에 섰다. 이 선수가 다음에 취할 행동은 뭘까? 보통 같으면 상대 선수의 몸을 최대한 많이 가격하며 치열하게 대련할 것이다. 그런데 상대 선수와 멀찍이 서서 혼자서 싸운다. 돌려차기도 얼굴막기도 상대가 아닌 허공에 대고 휘두른다. 바로 버추얼 태권도 종목이다. 영화의 특수 촬영처럼 선수가 특정 장비를 착용하고 행동하면 이것이 아바타처럼 화면 속 가상현실에서 캐릭터로 나타난다. 뒤돌려 차도 상대는 안 아프고, 나래차기를 당해도 하나도 안 아프다. 싸우고는 있는데 안 싸운달까.
버추얼 태권도는 한국 국기인 태권도에 최첨단 가상현실(VR) 기술을 결합했다. 오는 9월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2023년 싱가포르 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픽 이(e)스포츠 시리즈에서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 지 3년 만이다.
선수들은 VR 헤드셋과 상체, 무릎, 종아리에 5개의 동작 추적 감지 장치를 착용하고 60초 동안 경기한다. 아시안게임 종목인 e스포츠 철권처럼 화면에서 상대 파워 게이지를 모두 소진시키거나, 남은 게이지가 더 많은 선수가 승리한다. 철권 같은 e스포츠와 다른 점은 선수가 ‘손’으로 버튼을 누르는 게 아닌 ‘온몸’으로 실제 동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차기의 각도, 강도 등 실제 선수의 경기력이 오롯이 캐릭터로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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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버추얼 태권도에 걸린 금메달은 단 한 개다. 각 나라를 대표한 17~35살 남녀 16명(혼성전)이 3판2선승제로 16강 진출자를 가린 뒤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뽑는다. 가상의 공간에서 간접 겨루는 만큼, 성별과 체격 등의 차이를 넘어 모두가 ‘동등’하게 싸운다는 게 장점이다. ‘선수’의 경기력이 ‘캐릭터’로 전이되기에 실제 태권도를 한 선수들이 많이 한다. 2023년 올림픽 e스포츠 시리즈, 2024년 국제오픈대회, 2024년 세계태권도버추얼선수권 등 꾸준히 대회를 치르며 선수를 키워냈다. 한국에서는 겨루기 58㎏에서 활약해온 안향식(용인대)이 출전한다.
태권도계는 버추얼 태권도가 스포츠에 기술을 결합해 태권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교롭게도 버추얼 태권도가 추가된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태권도에 걸린 전체 금메달수는 2022 항저우 대회(2023년 개최) 13개에서 11개(버추얼 대회 포함)로 줄었다. 항저우 대회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버추얼 태권도까지 정식 종목으로 포함되면서, 스포츠의 개념과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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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테니스와 스쿼시의 장점을 섞은 파델과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테크볼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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