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반도체 호황 장기화…지정학 리스크 속 글로벌 경쟁 격화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반도체 호황 장기화…지정학 리스크 속 글로벌 경쟁 격화

AI발 반도체 확장세,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

일본 라피더스 지원·중국 추격·미국 규제까지…각국 패권 경쟁 본격화

삼성·SK 수혜 기대 커지지만 승부처는 패키징·공급망·인재로 확대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권상희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업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공급 확대 속도를 앞지르면서 메모리 업계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쟁은 더욱 거세지는 추세다.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대만의 첨단 파운드리 경쟁력, 일본의 국가 보조금, 중국의 기술·인재 추격,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반도체 시장 전체가 확장과 패권 경쟁이 겹치는 국면으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며 반도체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 중이다. 오는 16일 실적 발표 예정인 TSMC는 1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전자 역시 1분기 매출액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제약 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2027년 상반기까지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AI 투자 수익성, 빅테크의 자금 조달 여건, 기술 효율성 개선 속도, 메모리 업체 증설 속도, 중국 기업 추격 등을 변수로 꼽으며 확장 국면의 지속 기간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방향은 아직 상방이지만, 그 과실과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GTC 2026 현장에서 삼성전자 부스에서 선보인 HBM4. 사진=삼성전자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메모리 업계는 훈풍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은 단연 메모리 업계다. AI 서버 증설로 HBM과 서버용 D램 수요가 늘고, 공급업체들이 생산능력을 서버와 기업용 제품으로 재배치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분명 호재이지만, 이를 곧바로 안정적 호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아직 생산 차질로 직결되지는 않았더라도, 헬륨과 네온 같은 핵심 소재 수급과 에너지 비용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최소 상반기까지는 헬륨 재고를 확보해 단기 충격은 버틸 수 있지만, 가격 급등과 장기화 가능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빅테크·각국 정부까지 뛰어든 반도체 전쟁

반도체 경쟁 범위는 국가별로 더 넓어지고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2031년까지 차세대 맞춤형 AI 칩을 공동 개발·공급하기로 했고, 인텔과 구글도 AI 추론 수요 확대에 맞춰 CPU와 맞춤형 인프라 프로세서(IPU) 협력을 강화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6315억엔을 추가 지원해 누적 지원 규모를 2조3540억엔으로 늘렸고, 2027 회계연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내걸었다. 중국은 정부 지원을 통해 반도체 기술과 인재 확보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미국 의회에서는 ASML의 대중국 장비 판매·서비스를 더 조일 수 있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AI가 수요를 키우는 동시에 각국이 설계, 생산, 장비, 인재를 모두 끌어안는 '반도체 군비경쟁'을 재촉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를 축으로 한 글로벌 산업 질서 재편이 한참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낙관적인 업황보다는 낙오되지 않기 위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과 D램 경쟁력을 앞세워 당분간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지만, 승부는 더 이상 메모리 가격만으로 갈리지 않는다"며 "첨단 패키징 역량, 전력과 용수 인프라, 핵심 소재 조달 안정성, 고객사 인증 속도, 우수 인재 확보까지 포함한 생태계 경쟁력이 향후 우위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