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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반도체 인사이드] '선거 인질' 용인 클러스터, 표심 희생양으로 전락

미국과 유럽 또한 자국 빅테크 성장을 위해 파격적인 보조금과 행정 간소화로 길을 터주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정치권의 표심에 발목 잡혀 표류 중이다. 여야가 앞다퉈 내놓은 '반도체 특별법'도 현장에서는 사실상...

[반도체 인사이드] '선거 인질' 용인 클러스터, 표심 희생양으로 전락

/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반도체 산업이 정치권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우리 경제의 최후 보루로 꼽히는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클러스터)'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인질로 잡혔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룡들이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초스피드 착공'을 이어가는 동안 삼성전자는 정치권의 희생양으로 전락해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라는 한탄이 나온다.

지역균형 뒤에 숨은 표심 구걸

경기 용인시 남사·이동읍 일대에는 현재 공사 소음 대신 정치적 구호만 난무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호남 및 충청권 정치권이 '반도체 클러스터 분산 배치론'을 다시 들고 나와서다. 이들은 수도권 집중이 지방 소멸을 가속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반도체 유치'라는 장밋빛 공약을 내걸어 표를 얻으려는 속셈이다.

이미 수조원대 인프라 설계 등이 끝난 국가 전략 사업을 선거용 소모품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정부와 국회의 승인이 필요한 필수 행정 절차도 정치권의 눈치 보기 속에 모두 중단된 상태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인 전력과 용수 확보 역시 '정치적 님비(NIMBY)'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해안 신재생 에너지를 용인으로 끌어오기 위해선 인근 지역의 협조와 송전탑 건설이 필수지만 해당 지역 후보들은 주민 표심을 의식해 송전탑 건설에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 이기주의와 이를 부추기는 정치인 탓에 삼성전자 용인 클러스터 팹(Fab) 착공은 당초 계획보다 이미 6개월 이상 늦어졌다.

반도체 산업에서 6개월은 제품 세대가 바뀔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을 짓기도 전에 정치적 갈등으로 날리는 기회비용만 수조원"이라며 "정치 싸움이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을 넘어 성장 길목을 아예 막아버린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사진 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

삼성전자, 차일피일 미뤄지는 일정에 속앓이

수백조원의 투자 결단을 내린 삼성전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국가가 약속한 산업 부지와 인프라가 정치 논리에 휘말려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은 기업에 재앙과 같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1분 1초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며 "착공도 하기 전에 정치적 갈등에 휩싸여 경쟁사에 시장 주도권을 뺏길까 봐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우리나라가 안방에서 '선거 놀이'에 빠진 사이 경쟁국과 기업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다. 대만 TSMC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구마모토 1공장을 이례적인 속도로 완공해 양산을 시작했다. 2공장 역시 내년 가동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미국과 유럽 또한 자국 빅테크 성장을 위해 파격적인 보조금과 행정 간소화로 길을 터주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정치권의 표심에 발목 잡혀 표류 중이다. 여야가 앞다퉈 내놓은 '반도체 특별법'도 현장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생색내기용 문구만 가득할 뿐 연구개발(R&D) 유연성 확보와 직접 보조금 지원,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등 핵심 현안은 표심 이탈을 우려한 정치권에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거 이후로 결정을 미루는 비겁한 행정과 표심에 눈먼 정치는 대한민국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후진국으로 몰아넣는 악행"이라며 "반도체는 정치적 전리품이 아니라 사수해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인 만큼, 지연된 착공 일정을 즉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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