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기되어 있다. 사진=KB국민은행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최근 코스피 지수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6000포인트를 회복한 가운데 추가 상승을 지속할지 여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고유가 환경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은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6%(22.00포인트) 상승한 6213.92에 거래를 시작했다.
국내 증시는 미국과 이란 전쟁 초반 급격한 조정 장세를 나타냈다. ‘공포의 수요일’로 불린 지난달 4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12% 이상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종전 기대와 미국와 이란 간 추가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내 증시는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달 15일에는 6091.39포인트로 거래를 마치며 2월 27일 이후 32거래일만에 6000선을 회복했다. 이후 추가 상승을 이어가 6200선도 넘어선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심리의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되기 어렵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돼있고 반도체 호황이 매우 강하게 유지되며 실물경제 지표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파국적 상황으로 전쟁이 진행되지 않는 한 지난 3월 초와 같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전쟁 이슈에서 기업의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 지속이 예상된다는 점도 코스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증권은 양사의 시가총액이 실적 개선 속도와 규모를 감안할 때 총 3300조원(삼성전자 2000조원, SK하이닉스 130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 호전에 힘입어 전년 대비 182% 증가한 866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반도체 업황은 내년 연말까지 타이트한 수급 밸런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실적도 내년에 증익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삼전닉스’ 주가가 2분기에도 코스피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투자자들의 자금 지표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6일 기준 119조742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며 긴장감이 고조된 6일 107조4674억원까지 감소했으나 가파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 극대화를 노리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일 기준 33조8722억원까지 올라섰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만 23조4258억원의 자금이 몰려있는 상황으로 상승장을 기대하며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확실한 종전 합의안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지난 기간 지속된 고유가 환경 등으로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종전이 이뤄지지 않고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경우 고유가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 강화와 경기 둔화 등의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 증시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리스크로 인한 경기 영향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두 달 가까이 고유가 환경이 지속된 데 따른 물가상승 압력 확대와 경기둔화 가시화가 확인된다면 증시 고점 통과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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