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조기 종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강경 기조를 유지해온 이란 측에서도 유화적 발언이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빠르게 완화되는 분위기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 조짐을 보이자 뉴욕증시가 급반등했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역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코스피는 간밤 미국 증시 상승세를 반영하며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4.84포인트(4.26%) 급락한 5052.46으로 마감했다. 지난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5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번 하락장의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동안 3조8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9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약 19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원대,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며 방어에 나섰다.
코스피는 불과 1년 전 2,200선 수준에서 출발해 최근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 과열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가 겹치며 급격한 조정이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을 이끌어온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구글이 기존 대비 최대 6배 효율을 낼 수 있는 AI 데이터 압축 기술 ‘터보퀀트’를 공개하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불거졌고, D램 현물 가격 하락 조짐까지 나타나며 업황 둔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하루 만에 반전됐다. 뉴욕증시는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 속에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49% 상승했고, S&P 500과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2.91%, 3.83% 급등했다.
특히 기술주와 반도체 업종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24% 급등하며 전날 급락분을 단숨에 만회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인텔, TSMC 등이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었다.
시장 반등의 핵심 배경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였다.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유럽연합 측과의 통화에서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전쟁 종식 의지를 보일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아바스 아라그치 역시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시장의 공포 심리는 빠르게 진정됐다. CBOE 변동성 지수는 장중 31선을 넘었던 수준에서 25선까지 급락하며 투자심리 개선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순 기술적 반등이 아닌 ‘출구 전략 모색’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이 모두 갈등 완화를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분기 리밸런싱 자금 유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MSCI 한국 ETF가 5% 넘게 상승하는 등 글로벌 자금 흐름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 역시 6% 이상 급등하며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환율 움직임이 외국인 수급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 회피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경우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코스피 반등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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