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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반도체 공장 넘어 산업도시’ 정주여건 시험대 오른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발표한지 29일로 석 달째를 맞는다.

‘반도체 공장 넘어 산업도시’ 정주여건 시험대 오른다

‘반도체 공장 넘어 산업도시’ 정주여건 시험대 오른다

호남 반도체 발표 석 달…대통령 주재 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와 삼성·SK 투자 일정 구체화가 관건

2026년 09월 28일(월) 19:20

항공에서 촬영한 광주공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발표한지 29일로 석 달째를 맞는다.

29일 열리는 대통령 주재 3차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는 공장을 지을 부지와 기반시설을 마련하는 단계를 넘어, 기업과 인력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는 산업도시의 조건을 점검할 전망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회의 안건 가운데 무게가 실리는 것은 메가프로젝트가 들어설 지역의 정주 여건조성이다.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가 함께 방안을 제시한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더라도 주거와 통근, 자녀 교육, 의료·문화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도체 관련 인력을 장기간 붙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전남광주시가 추산한 반도체 팹 4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은 2만3000명이다. 동반 가족과 협력업체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지역이 준비할 생활 인프라는 더 커진다.

시의 정주여건 혁신 태스크포스(TF)는 광주 도심과 인접 시·군을 30분 생활권으로 묶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동안 과제로 제시된 주택의 규모와 공급 위치, 산단으로 이어지는 통근 교통망, 학교와 의료시설 확충의 책임 주체를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관심사다.

정주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도 나눠 봐야 한다. 시의 계획대로 2028년 팹(반도체 생산공장) 건축공사에 들어가면 건설 인력이 이용할 숙소와 교통편이 먼저 필요하다.

생산시설 가동 뒤에는 연구·기술인력과 가족이 장기간 살 주택, 학교, 병원 수요가 뒤따른다. 단기 숙박 대책과 장기 주거계획을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는 만큼 시설별 공급 순서와 재원을 정해야 한다.

투자 효과가 광주 군공항 주변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전남광주시의 과제다.

전남광주시는 영산강을 중심으로 광주과학기술원(GIST), 군공항 산단, 나주 한국에너지공대를 잇는 생활·산업 축을 검토했다.

전남 지역이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면서도 일자리와 정주 인프라에서 소외된다면 광주·전남 통합의 성장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인접 시·군의 주거·문화 시설을 어떻게 연결하고 반도체 관련 일자리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할지가 논의 대상이다.

교육대책도 기업의 채용계획과 함께 짜야 한다.

전남광주시는 전남대 첨단반도체학과 신설, GIST 계약학과와 직업계고 교육과정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고교가 몇 명을 어떤 직무에 맞춰 길러낼지 기업이 수요를 제시하지 않으면 교육과 채용이 어긋날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교육과정 설계, 현장실습, 지역인재 채용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확인할 대목이다.

시가 정주 대책으로 검토하는 국제학교와 이전 기업 임직원 자녀 입학특례는 인력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존 주민의 교육 기회와 형평성 문제도 살펴야 한다.

의료·문화시설을 새로 짓는다면 운영비를 계속 부담해야 하는 만큼 중앙정부 지원 규모와 지역주민의 이용 범위도 함께 정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국토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남부권 반도체 벨트 추진 상황을 함께 보고하는 만큼 부처 사이에 걸친 과제도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군공항 기능의 임시 분산배치와 조기 부지 인계, 산단 지정 전 기반시설 공사를 위한 특례, 전력·용수 공급은 각각의 일정이 맞아야 한다. 청와대 국가전략투자보좌관실 출범 뒤 첫 회의에서 과제별 담당 부처와 결정 시한을 얼마나 명확히 할지가 주목된다.

결국 정부가 짠 산단·전력·용수 공정표는 기업의 투자 결정과 맞물려야 실행력이 생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반도체 팹 2기를 조성한다는 큰 구상은 나왔지만, 첫 공장의 투자 규모와 착공·장비 반입·시험가동 시점은 아직 확정안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두 기업의 사장급 인사들이 회의에 참석하는 만큼 공장별 용지·전력 수요와 단계별 투자 판단의 기준을 직접 설명할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구체적인 팹별 투자 일정이 나와야 정부도 부지 인계와 전력·용수 공급 시점을 역산할 수 있다. 이번 회의가 정주 대책과 함께 기업의 투자 시계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가 관건이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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