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재우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추경이 상시적인 재정 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 재정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자는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추경이 상시적인 재정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묻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의 질의에 “추경이 상시적인 재정 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사태 장기화로 경제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추경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했다. 그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수급, 해운 물류, 금융시장 등 세계 경제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중동지역 수출기업 및 관련 산업에 직접 타격이 발생하고 소상공인·농어업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제가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재정의 선제적 역할을 통해 조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경의 핵심 방향으로는 ▲고유가 대응을 위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민생 안정 ▲수출기업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급변하는 중동 상황에서 직접 타격받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여부에 대해서는 “중동 위기 고조에 따른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민생경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각적인 민생 지원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문화·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등 대외 여건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후보자는 추경 규모와 관련해서 국채 발행 확대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채·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범위에서 적정 추경 규모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경이 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박 후보자는 “추경을 통한 지출 확대는 통상적으로 총수요 증가를 유발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경제 여건과 지출 성격, 정부 정책 등에 따라 물가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장세가 잠재 국내총생산(GDP)을 하회하고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과 비IT 부문의 불균형적인 성장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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