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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박형준 삼삼엠투 대표 “2년 계약은 부담…주 단위로 필요한 만큼 살집도 있어야죠”

일자리를 따라 다른 도시로 옮기려 해도 머물 집이 마땅치 않다. 몇 달간 일할 곳은 정해졌는데 호텔은 비싸고 전월세 계약은 길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이나 이사 날짜가 맞지 않는 가족도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삼엠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일자리를 따라 다른 도시로 옮기려 해도 머물 집이 마땅치 않다. 몇 달간 일할 곳은 정해졌는데 호텔은 비싸고 전월세 계약은 길다.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이나 이사 날짜가 맞지 않는 가족도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한 달 남짓의 기간에도 어린이와 함께 있을 곳을 구하지 못해 가족이 흩어지기도 한다. 필요한 기간만큼 집을 빌릴 수 있다면 생활의 변화가 제약이 되는 일은 사라지지 않을까.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는 이런 주거의 빈틈에서 사업 기회를 찾았다.

박 대표는 2018년 스페이스브이를 창업하고 이듬해 삼삼엠투를 선보였다. 현장에서 확인한 수요는 거래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3년 260억 원이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1880억 원으로 2년 만에 약 7.2배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15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의 성장을 거뒀다. 출장과 이사·유학 등 저마다 다른 사정으로 잠시 살 집을 찾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단기임대가 일상의 주거 선택지 중 하나로 들어선 것이다. 프롭테크 업계에서는 단기임대 시장 규모를 물어볼 때면 삼삼엠투의 거래액을 대표 지표로 삼아 추산할 정도다.

이달 2일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브이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박 대표는 “일과 삶의 방식이 유연해지면서 주거도 그런 유연함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그리는 삼삼엠투의 미래는 사람들이 일자리와 생활의 변화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인프라다. 지역과 상황별로 충족되지 않은 단기 거주 수요를 찾아 공급을 늘리고 계약부터 거주·관리까지 불편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집을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임대관리 역량을 갖춘 종합 부동산 회사로 사업을 넓혀가겠다”며 청사진을 내보였다.

단기 수요도 빈집도 있는데, 거래는 없었다

“사람들이 2년 살 집만 구하는 건 아니잖아요.”

박 대표의 문제의식은 부동산 중개 현장에서 시작됐다.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화재 방재연구소에서 일하던 그는 창업을 꿈꾸며 퇴사한 뒤 2011년께 사촌 형이 운영하던 서울 역삼동 중개사무소에서 일을 배웠다. 지역과 물건마다 특성이 달라 큰 자본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인 만큼 현장 경험을 쌓으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후 중개와 경매·시행 등을 경험했고 종합 부동산 회사인 홈즈컴퍼니에서는 중개법인을 맡았다.

강남에서 이뤄지던 단기임대 거래가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평택에서는 삼성전자 공장 건설로 몇 달간 머물 근로자들이 몰려왔지만 집을 구하기 어려웠다. 이들은 호텔비와 장거리 출퇴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기존 월세보다 더 낼 의향도 있었다. 비어 있는 집도 있었다. 그런데도 거래는 드물었다.

걸림돌은 공급자를 움직일 유인이 부족하다는 데 있었다. 집주인은 잦은 계약과 관리가 번거로웠고 단기 거주자를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으로 보는 선입견도 있었다. 중개사 역시 매번 집주인을 설득하기에는 보상이 크지 않았다. 월세 100만 원짜리 집을 계약해 양쪽에서 받는 수수료는 50만~60만 원 수준인데 매매나 임대 물건을 중개하는 것 대비 성사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다. 필요한 사람은 절실하지만 누구도 적극적으로 공급을 만들지 않는 시장이었다. 박 대표가 풀어야 할 문제는 집을 찾는 수고와 집을 내놓는 부담을 함께 줄이는 것이었다.

한 건씩 설득하던 거래를 전국 플랫폼으로

단기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는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삼엠투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처음에는 익숙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고객이 집을 찾지 못하면 오프라인에서 직접 구해줬다. 하지만 중개사가 한 건씩 해결하는 방식으로는 더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대학 선후배이자 공동 창업자인 이재영 부대표가 2021년 초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하자 박 대표는 오프라인 중개를 접었다.

지역 전략도 바꿨다. 당초에는 강남에서 성공 모델을 만든 뒤 전국으로 넓힐 생각이었다. 이번에도 이 부대표가 전국에서 필요한 서비스인데 강남에 한정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이를 받아들여 전국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자신이 잘 아는 지역에서 직접 거래를 성사시키던 사업을, 어디서든 임대인과 임차인이 스스로 계약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전환한 것이다. 박 대표는 자신의 판단을 바꾼 계기에 대해 묻자 “제안한 방식이 맞는지 아닌지 몰라도 기존에 제가 하던 게 틀렸다는 것은 입증이 됐으니까요”라고 답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스스로 냉정히 인정했기에 가능한 전환이었다.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자 단기임대가 필요한 이유도 다양하게 드러났다. 자체 집계한 이용자 데이터에 따르면 이용 목적은 비즈니스가 세 건 중 1건에 달하는 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이사·인테리어가 25%, 여행·휴식이 24%, 학업이 10%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계약 기간은 약 4주다. 여행지에서 한 달을 보내려는 사람부터 이사와 병원 치료, 방학 중 학업 등을 이유로 단기임대를 찾는 수요가 곳곳에 있었다. 거래액도 차츰 빠르게 반응했다. 2023년 연간 거래액이 260억 원을 달성했고 그해 법인 설립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박 대표는 이런 수요를 더 세밀하게 찾아내는 데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 1~2인 가구가 늘고 이직과 지역 간 이동이 잦아지면 필요한 집의 위치와 거주 기간도 다양해진다. 특히 주목하는 대상은 외국인 고객이다. 앞으로는 이들이 원하는 위치와 가격대의 집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그는 “관광객 외에도 유학생이나 근로자, 사업하기 위해 들어오는 분들이 계약하고 있다”며 “영어 서비스를 하나도 제공하지 않았을 때도 이미 전체의 10%가 계약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거래의 증가 역시 새로운 수요의 등장보다 기존에 집을 구하지 못했던 고객의 유입으로 해석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필요한 사람이 찾아서 계약하는 것만 해도 당장의 몇 배는 더 증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규칙은 최대한 단순하게, 집 내놓는 부담까지 줄인다

수요를 거래로 이어가려면 공급자의 불편도 풀어야 한다. 삼삼엠투가 보증금을 일괄적으로 33만 원으로 정하고 주 단위 계약, 계약 기간 임대료 일괄 납부 등의 규칙을 마련한 이유다. 임차인의 목돈 부담을 낮추는 한편 임대인이 임대료를 받지 못할 불안도 줄이려는 설계다. 임대료는 임차인의 입주 확인 이후 임대인에게 정산하고 보증금은 회사가 보관했다가 돌려준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서로의 신원을 알 수 없다.

이는 중개 현장에서 계약이 이뤄지는 날 실패를 맛본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계약 날 당사자들이 다투고 어그러지는 일이 많았다”며 “그 밑바탕에는 상대가 자신을 속이는 것 아닌가 하는 불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집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거래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그 이익을 나누는 데서 찾았다. 박 대표는 “합리적이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규칙을 잘 만들어가면 서로 편할 것”이라며 “거래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임차인에게는 더 나은 편의, 임대인에게는 더 나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구상하는 임대 관리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온라인 계약이 편리해져도 잦은 입퇴실과 주택 관리, 임차인과의 소통은 여전히 집주인의 몫이다. 단기임대로 더 높은 임대료를 받더라도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이 크면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박 대표는 실제 성과 역시 운영자의 노하우와 비용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30~40대 젊은 임대인들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실을 빠르게 줄이면서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관리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집을 내놓는 부담을 낮춰야 더 많은 주택이 시장에 들어오고 임차인도 필요한 집을 찾을 수 있다.

플랫폼에서 임대관리 역량 갖춘 종합 부동산 회사로

박 대표가 지향하는 종합 부동산 회사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가치를 꾸준히 높이는 운영 사업에 무게가 실려 있다. 기존 주택을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하고 오랫동안 잘 운영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개 현장의 경험과 플랫폼에 축적한 데이터는 임대관리로 사업을 넓힐 기반이다. 여기에 실제 주택 운영의 전문성을 더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박 대표는 “그동안 플랫폼 관점에서 정보기술(IT) 업체로 성장한 것 같다”며 “앞으로 임대 관리를 잘하는 회사가 되려면 주거·임대차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보는 단기임대의 역할은 개별 주거 문제를 넘어 도시 간 이동을 돕는 데까지 이어진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려면 살 동네와 감당할 수 있는 주거비를 탐색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집을 알아보고 곧바로 장기 계약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궁극적으로 늘리려는 것은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움직일 수 있는 여지다. 특히 해외 인재가 머물 집을 구하지 못하면 기업과 근로자 모두 정착에 부담을 안게 된다. 그는 “일단 먼저 머물 수 있어야 그 지역과 물가를 경험하고 정주할 곳을 찾을 수 있다”며 “단기임대가 주거의 유연성을 충분히 공급한다면 도시와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는데 이 문제를 함께 풀고 싶다”고 강조했다.

He is...

△1982년생 △연세대 도시공학과 학사 △2008년 삼성화재해상보험 방재연구소 선임연구원 △2013년 리너스 대표이사 △2016년 미스터홈즈부동산중개 대표이사 △2018년 스페이스브이 창업 △2019년 삼삼엠투 서비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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