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0월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 하고 있는 박원석 전 의원. 사진=박재령 기자
유튜브 저널리즘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유튜브가 사회 갈등을 키우고 현실 정치를 흔든다는 우려가 나오는 동시에, 주도권 경쟁 중인 기성 언론이 유튜브를 과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정작 보도 윤리를 어긴 건 기성 언론이었다는 반론도 거세다. 유튜브는 저널리즘이 작동 가능한 공간일까.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유튜브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를 짚는다. - 편집자주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시사 유튜브에 가장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는 패널 중 하나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에 유튜브 저널리즘을 우려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저널리즘의 유튜브화>, <문화권력으로서의 김어준과 유시민> 등의 내용이다. 뉴스공장과 매불쇼뿐 아니라, 기성 언론의 유튜브까지 “강한 확신으로 정파의 논리를 대변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충정로역 인근 카페에서 미디어오늘과 만난 박원석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파 갈등이 유튜브 공론장의 한 단면이라고 봤다. 갈등이 먼저 있고 유튜브가 주목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가 정치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갈등이 심해진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혼탁해진 유튜브 공론장을 자정할 책임은 기성 언론에게 있다고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뉴스공장을 언론이 아니라고 평가한 이유
- ‘유튜브 저널리즘’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특히 김어준 진행자에 대해 “언론인으로 부를 수 없다”며 “책임 없는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이 아니라고 평가한 이유가 궁금하다.
“언론이냐 아니냐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책임 구조’라고 생각한다. 편향의 문제는 본질이 아니다. 모든 언론사들이 저마다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뉴스공장과 같은 플랫폼은 완벽하게 그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 ‘뉴스공장’도 인터넷 언론으로 등록돼 있다. 언론중재위원회 반론 및 정정보도 신청도 받는다. 청와대 출입도 하고 있어 제도적으로 뉴스공장이 언론이 아니라고 하긴 어렵다.
“제도권 언론에는 그래도 게이트키핑 같은 책임 윤리가 있다. 사실 검증의 윤리도 중요하게 작동한다. 뉴스공장에서 나왔던 ‘공소 취소 거래설’을 보자. 거기에 어떠한 사실확인 절차나 게이트키핑이 있었나. 민주주의 공론장은 사실에 기초해서 작동해야 한다. (뉴스공장은) 김어준씨가 생각하는대로, 김어준씨가 말하는대로, 그게 사실처럼 수용자들에게 전달된다. 그것이 확증 편향과 왜곡된 인식을 낳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처럼 (유튜브가) 정치를 흔든다.”
▲김어준 진행자가 2026년 10월8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전 대통령 윤석열 피고인의 무상 여론조사 항소심 무죄를 두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김건희 여사를 풀어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영상 갈무리
- 뉴스공장은 ‘의견 저널리즘’을 하는 매체라는 반론도 있다. 기성 언론이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논조를 드러내는 것처럼 김어준 진행자의 주장도 저널리즘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뉴스공장은 채널의 문제를 팬덤으로 커버한다. 어떤 문제를 지적하면 지적한 사람이 잘못된 걸로 몰고 간다. 기성 언론과의 결정적 차이다. 이것 때문에 정치인들이 (뉴스공장을) 무서워하고, 눈치를 보고, 줄까지 선다. 기성 언론도 편향성 문제 있고 사실확인 오류 있다. 하지만 그거에 대해 책임을 어느 정도 진다. 내부적으로 작동하는 견제와 균형도 있다. 기성 언론은 사설 하나를 쓰더라도 여러 논설위원들이 사설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하지만 뉴스공장은 김어준이라는 한 사람의 절대적 영향력으로 논조가 결정된다. 사실 왜곡에 가까운 주장을 하더라도 팬덤의 커버로 정당화된다.”
- 김어준 진행자는 현실 정치에 개입하는 ‘플레이어’라는 비판도 받는다. 가령 김어준 진행자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실제 여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도록 뉴스공장이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동의하나.
“(김어준 진행자는) 오세훈 (무죄) 판결이 조희대 대법원장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김건희 구속도 조희대 대법원 아래에서 일어난 일인데 논리적으로 상충되는 것 아닌가. 이런 음모론을 막 펴다가 틀려도 책임을 안 진다.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특정한 방향으로 의제를 끌고가는 것, 이게 의제 권력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안 하면 김건희 풀어줄 거라고 장사를 했다. 그 장사 끝나니까 이젠 (탄핵 안 하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재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어준씨는 늘 자기가 정해 놓은 방향과 목표, 그거에 맞춰 현실을 재단하고 왜곡한다. 과거 ‘조중동’이 했던 짓이다.”
- 조선일보가 과거 ‘밤의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것처럼 이른바 ‘조중동’이 현실 정치에 개입한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있었다. 김어준 진행자를 비롯한 진보 진영이 기성 언론에 강한 반감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뉴스공장이) ‘조중동’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그래서 똑같은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거라고 본다. 김어준씨를 포함해 다른 유튜브도 본인들의 영향력과 영향력이 작동하는 구조에 대해 세상이 비판하는 걸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조중동이 했던 정치 개입, 뉴스공장이 반복?
- 유튜브가 뉴스 소비의 주요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논쟁이 일어나는 방식이 혼탁해졌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검증된 사실을 기초로 공론장이 작동하지 않으니까. 플랫폼이 의혹을 던지고 그 의혹을 믿는 사람들은 결집하고, 그 의혹에 대해 누군가는 해명한다. 거기에 사회가 온 에너지를 쏟는다. 그렇다고 유튜브를 다 없앨 수는 없으니 새로운 환경으로 받아들이고 수용자들의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플랫폼 스스로 자율 통제하고 책임을 만들어가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김어준씨에 아쉬움이 있는 거다. 장관들보다 큰 영향력을 갖는 사람이 아무 책임을 안 지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겠나.”
▲ 2026년 10월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 하고 있는 박원석 전 의원. 사진=박재령 기자
- 유시민 작가는 지금을 ‘당사자 언론의 시대’라고 했다. 기성 언론의 의제 설정 능력이 약해진 것을 두고선 ‘해방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처럼 유튜브 플랫폼을 긍정하는 입장도 있다.
“그러면 (유 작가는) 조중동을 왜 그렇게 비판했나. 조중동을 비판했던 주요 논지가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라는 것 아닌가. 조중동에 대해 유시민씨가 얘기했던 걸 생각하면 자기부정이다. 유시민씨가 조중동을 좀 많이 비판했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조중동과) 충돌이 엄청났고 앞장섰던 사람이 유시민 당시 장관이다.”
- 유시민 작가의 주장에는 유튜브 공론장의 인기 역시 대중들이 판단한 결과라는 전제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뉴스공장을 선택했을 뿐이며,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영향력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비평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외면하기 시작하면 영향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권력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권력이 아닌 영향력도 권력이라고 본다. 일종의 문화 권력이다. 그 문화 권력에도 규율과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제도화된 권력이 아니라고 해서 아무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는 건 자의적이고 편한 논리다. 그렇게 따지면 조중동도 비판하기 어렵다. 조중동 안 본다고 누가 때리는 것도 아니고 조중동 기자들이 권력으로 취재원 강제하고 협박해서 기사 쓰나? 프레임의 힘이 있기 때문에 조중동이 비판받았던 거다. 그걸 다 대중의 선택이라고 정당화하면 유시민과 김어준을 향한 비판이 힘을 얻는 것도 대중의 선택이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고 그걸 다 권력자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생긴 억압이라고 생각하는 건 모순이다. 유시민 작가의 말이 궁극적으로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인기는) 대중이 선택하는 거고 공론장에서 상호 견제가 작용하며 자정 작용이 일부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유튜브 플랫폼에서 생기는 이 책임 부재에 대해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유튜브 저널리즘 채워갈 책임, 기성 언론에 있다
- 기성 언론이 유튜브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정치 유튜브가 보였던 문제를 반복한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최근 여권의 내부 갈등 국면에서 특정 계파의 편을 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약간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알고리즘에 반응하면서 점점 더 플랫폼이 그런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게 무섭다. 개인적으로도 유튜브에 출연하면서 그 경향성에 영향을 받는 측면이 있다. 언론사 유튜브들도 기계적 중립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의 언론이 갖고 있었던 규율을 어느 정도는 지켜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들이 더러 있다. 패널 구성도 그렇고 발화 내용도 그렇고. 플랫폼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편집권의 통제와 책임 문제를 기성 언론은 의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 계파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매불쇼와 뉴스공장이 받는 비판과 비슷한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 지난 5월 페이스북에 “언론이 유튜브를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쓴 적도 있다.
“언론사 소속이 명확한 기자들이 자사 매체도 아닌 타사 매체나 진영 유튜브에 나가서 정치인들보다 더 진영 논리와 정파성을 드러낼 때면 다른 걸 떠나 개인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기자가 취재원에게 접근하고 기사 쓸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는 건 기자가 누구의 편도 아니라는, 사실의 중개자라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약속을 깨고 기자가 특정한 진영에 기울면 가장 기본적인 저널리즘 윤리가 깨지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 2026년 10월28일 시사IN 유튜브에 출연한 박원석 전 의원.
- 언론 윤리를 지키려는 채널은 정파성이 강한 채널보다 통상 조회수가 떨어진다. 유튜브 환경에선 저널리즘의 모범 사례가 나오기 힘든 게 아닐까.
“어느 한쪽은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수익성을 생각하면 기성 언론의 유튜브도 진영에 편승하는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유튜브가 저널리즘의 영역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포기할 건 해야 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진영 내전이 발생하면서 치인 채널들이 있다.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으면 양쪽에서 욕먹는 구조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언론은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상업성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 현재 여야 모두 내부 갈등으로 에너지를 쏟고 있다. ‘친윤 대 친한’, ‘친명 대 친청’의 구도가 계속된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떠오른 것과 정치권의 내부 갈등이 연관이 있다고 보나.
“유튜브가 정치 한복판에 들어와서 발생한 현상이다. 정치가 갈등하고 있기 때문에 유튜브가 주목하는 게 아니라, 유튜브가 정치 한복판에 들어와서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갈등이 극심해지는 거다. 빅스피커의 성향이나 압력에 맞춰서 정치가 메시지를 조율하는, 본말이 전도된 현상이 여야 모두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 구조가 증폭되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에서 유튜브를 끊을 수는 없겠지만 거기에 정치를 맡기면 안 된다. 최근 민주당 내에 이러한 각성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실 내란 이후에 (민주당이) 유시민과 김어준에 정치를 맡겼던 측면이 있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유시민과 김어준을 키운 거다.”
- 이런 구조에서 기성 언론이 유튜브에 참여하는 현상은 어떻게 보나. 공론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당연하다. 저는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유튜브 공론장을 균형 있게 이끌 필요가 있다. 유튜브 생태계의 자정 작용은 결국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들이 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출발의 동기부터가 다르다. 기성 언론이 상업적이지 않은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이 출발점이다. 유튜브 저널리즘을 채워갈 책임도 결국엔 기존 미디어들한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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