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계엄 위헌성 인식·포고령 적극 가담”…사전 모의는 불인정
합수본 파견 지시·직권남용 무죄…‘이완규 공소기각’ 파기환송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21일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항소심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임을 박 전 장관이 인식했다고 봤다. 또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 대기를 지시하고, 교정본부장에게 수도권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을 지시한 혐의 등을 1심처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같은 행위에 적용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박 전 장관이 교정본부장에게 서울구치소 ‘수용 거실 현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에게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하라고 지시한 것,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대검찰청(현 공소청) 과학수사부 소속 포렌식 요원 등 인력을 합수본에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 등 혐의는 모두 무죄로 뒤집었다. 범죄의 증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에서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해제 직후 법무부 감찰과장에게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직권남용 혐의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두고 “피고인은 사회적 경력에 비춰 당시 비상계엄과 포고령이 위헌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자신의 지휘·감독하에 있는 이들에게 포고령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윤석열 등과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의 변호인은 선고 뒤 취재진에게 “유죄 판결이 난 부분의 사실 인정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고해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해선 1심부터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 전 처장은 계엄 해제 직후 이뤄진 이른바 ‘안가 회동’에서 계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 사건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 기각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 사건이 특검법에 명시된 ‘내란·외환 행위와 관련된 고발 사건’에 해당한다며 수사 대상이 맞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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