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바이오산업계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이 전 세계 신약 후보 물질(파이프라인) 점유율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 국가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앤컴퍼니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2025년 전 세계 신약 후보 물질 점유율에서 6%를 기록하며 미국(33%), 중국(30%)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랐다. 일본은 한국보다 1계단 낮은 4위(5.2%)였다. 보고서는 이처럼 한국이 선전한 이유에 대해 ‘압도적인 임상 효율력’이라고 분석했다.
어느덧 한국의 바이오산업 위상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하는 실적이다. 물론 아직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서는 힘이 달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과 20여년 사이에 이 정도 수준까지 온 것만 해도 경이롭다고 할 것이다.
다른 통계수치로도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누적 기술 수출액은 145억3천만 달러(20조8천여억 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실적이다. 또 산업연구원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의약품 등 3개 국가첨단전략산업을 분석한 결과 의약품이 부가가치와 고용유발효과가 가장 컸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보다 부가가치 효과가 1.22배 높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급부상한 것은 최근 10여년 간의 일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백신과 치료제 중요성이 부각 되면서 한국이 화려하게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강점은 레드 바이오 즉 복제약 제조 및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이 강자다. 여기에 농업과 식량 분야인 그린 바이오나 환경 및 에너지 분야인 화이트 바이오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6’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 빅파마 즉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들은 국내 바이오기업과 협력 프로그램을 공개하거나 확대하는 등 적극 호응했다. 한국 제약산업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여기에 참여한 빅파마는 MSD,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로슈 등이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연구와 라이선싱 등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차원서 글로벌 시장을 주무르는 빅파마들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저력은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돌파해야 할 장벽들이 많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신약 후보 물질의 상용화, 원료 의약품 자급도 증대, 완제 의약품 자체 생산 등이 과제다. 가장 시급한 숙제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이다. 블록버스터급 신약이란 매출이 10억 달러 이상인 의약품이다. 아직 한국은 전무하다. 한국 바이오산업이 모처럼 맞이한 골든타임을 잘 살리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투자,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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