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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이지현3, 제주 바람 뚫고 KLPGA투어 생애 첫 승 정조준 “공격적으로!”[SS 스타]

파 세이브가 목표였다. 핀 가까운 벙커였다. 그린에만 올리자고 했다. 그런데 공이 홀로 사라졌다. 이지현3(28·대선주조)은 “오늘은 운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다음 샷부터 핀을 겨냥했다.

에쓰오일 챔피언십 3R서 4타 줄여 1타 차 단독선두

5번홀 벙커샷 버디 기세로 이예원 등 경쟁자 따돌려

“바람 강했지만 그린 부드러워 공격적으로 핀 공략”

데뷔 10년차 베테랑, 첫우승 찍고 새바람 일으킬 것

[스포츠서울 | 제주=장강훈 기자] 파 세이브가 목표였다. 핀 가까운 벙커였다. 그린에만 올리자고 했다. 그런데 공이 홀로 사라졌다. 이지현3(28·대선주조)은 “오늘은 운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곤 다음 샷부터 핀을 겨냥했다.

이지현이 31일 제주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6924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제20회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 사흘 내리 68타를 적어 이예원(23·메디힐)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5번홀 벙커샷 버디 포함 4~7번홀 4연속 버디가 불씨였다. 보기 두 개로 흔들렸지만 16, 17번홀 연속 버디로 다시 앞섰다.

제주 바람은 매섭다. 공을 원하는 곳에 보내기 어렵다. 그래서 바람 부는 날 골프는 방어가 정석이다. “바람이 불면 부드럽게 쳐라(When it’s breezy, swing easy)”는 격언이 수십 년째 통한다. ‘구성(球聖)’ 바비 존스도 “맞바람 앞에서는 힘을 빼고 평소보다 더 차분하게 치라”고 했다.

이지현은 반대로 갔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그린이 부드럽고 공을 잘 받아줬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핀을 공략했다”고 돌아봤다.

스코틀랜드에는 “바람이 없으면 골프도 없다(Nae wind, nae golf)”는 말이 있다. 바람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골프 그 자체라는 뜻이다. 이지현은 이 말을 따랐다.

2016년 프로가 됐지만, 정규투어에 데뷔는 2019년이다. 드림투어에서는 2승을 거뒀는데 정규투어 우승은 아직 없다. 올시즌 26개 대회에서 일곱차례 톱10에 들었다. 이름 뒤에 붙은 숫자처럼, 3위만 세 번했다. 늘 문턱에서 멈췄다. 실력은 증명했지만 마무리는 숙제로 남았다.

첫 우승을 눈앞에 둔 선수 대부분은 지키려다 무너진다. 몸을 웅크리면 스윙이 짧아지고, 퍼트도 짧아진다. 이지현은 이번에도 반대로 간다.

그는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내일은 크게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공격적으로 치겠다”고 다짐했다. “결과와 관계없이 좋은 샷 감을 믿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수는 스스로 짚었다. 세컨드 샷, 그리고 1~2m 퍼트다. “애매한 거리라 조금 어렵다”는 설명. 버디는 공격이 만들지만, 우승은 짧은 퍼트가 지킨다. 챔피언조에는 통산 11승을 노리는 이예원과 10언더파 3위 이재윤이 함께 선다.

바람은 내일도 분다. 그린이 3라운드처럼 공을 받아줄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이지현은 등을 돌리지 않겠다고 했다. 새바람이 꼭 신인에게서만 부는 건 아니다. 프로 10년차가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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