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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민선 8기 청주시 투자유치 53조에 따른 성과와 과제

지난해 12월 확정된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투자 20조원을 비롯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공장 투자 4조원 등 두 대기업의 투자액만 24조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M15X 구축 계획을 밝힌...

민선 8기 청주시 투자유치 53조에 따른 성과와 과제

오창과학산업단지 전경.

[충청리뷰 최지영 기자] 민선 8기 충북 청주시가 기록한 53조 투자유치는 지역 경제의 외연을 넓힌 분명한 성과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화려한 총액의 반복이 아니라 그 거대한 자본이 실제로 언제 어느 현장에 얼마나 집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설명과 구체적인 보고다.

또 유치된 기업들이 지역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지, 지역 인재들이 청주에서 어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지, 산업 성장의 성과가 시민들의 일상과 생활 기반에 어떤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도 필요하다.

진정한 경제 도시의 내실은 유치 총액보다 실투자 집행의 속도와 내용, 전체 고용률보다 안정적인 상용직 비중, 산업의 생산 수치보다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정주 환경의 변화에서 판가름 난다.

청주시가 내세우는 53조의 무게감이 단순한 숫자의 기록을 넘어 지역 사회의 진정한 자산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성과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행정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편집자주>

민선 8기 충북 청주시의 투자유치액이 당초 목표 대비 3배 이상 초과 달성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투자유치액은 53조323억 원으로 출범 당시 목표했던 12조원을 크게 상회했고 15~64세 고용률 또한 역대 최고치인 72.1%를 기록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뚜렷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투자유치 절반가량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중심의 초대형 첨단산업 프로젝트에 치중됐고 고용률 역시 상용근로자 중심의 구조를 고려해도 그 비중만으로 고용의 질이 충분히 개선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민이 체감하는 정주 여건도 여전히 보완 과제를 안고 있어 외형적 성장과 생활 기반 개선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다.

첨단산업 프로젝트에 집중된 무게중심

청주시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를 책임질 첨단 전략산업을 정조준하며 누적 투자유치 규모 53조 323억 원이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는 당초 목표치였던 12조 원을 무려 342%나 초과 달성한 수치로 산술적으로는 이미 목표를 몇 바퀴나 완주한 셈이다. 여기에 올해 1만 2000명 이상 신규 고용 계획을 밝힌 시는 지난해까지 6만 3843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청주시 투자유치 성과를 확인된 수치로 살펴보면 그 무게중심은 몇몇 초대형 첨단산업 프로젝트에 쏠려 있다. 지난해 12월 확정된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 투자 20조원을 비롯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공장 투자 4조원 등 두 대기업의 투자액만 24조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M15X 구축 계획을 밝힌 뒤 지난해 10월 클린룸을 오픈하고 현재 장비를 순차적으로 셋업하고 있고 2022년 청주시와 협약을 맺은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까지 4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민선 8기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운 투자성과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중심의 대형 장기 프로젝트에 치중되면서 일각에서는 상용직 확대와 시민이 체감하는 정주여건 개선 등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자 수보다 일자리의 질

고용지표 역시 수치의 높이만으로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청주시의 고용률이 72%대를 기록한 것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지역경제의 내실은 취업자 수의 단순 증가보다 일자리의 질적 구조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KOSIS 종사상지위별 취업자 통계를 보면 청주시 취업자 가운데 상용근로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임시·일용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가 그 뒤를 잇는다. 이는 일정 부분 안정적인 고용 기반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이러한 수치만으로 투자유치 성과가 지역 인재 채용으로 직접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상용근로자 수의 증가는 외부 인력 유입이나 기존 산업 구조 개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서 유치한 기업들이 지역 인력을 얼마나 채용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고용의 질적 개선이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기회로 연결됐다고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현재의 고용지표는 양적 증가와 일부 질적 개선의 신호로 해석할 순 있지만, 지역경제 선순환이나 지역 인재 중심 고용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 유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생활 만족도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충북지역 정주여건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청주시는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정주여건 종합지수가 가장 높았지만 8개 도 대표 도시 비교에서는 6위에 그쳤다. 특히 안전과 생활환경 부문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청주시가 발표한 대규모 투자유치와 고용지표 상승이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 기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투자유치 성과가 지역의 실질적 내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 성장의 외형뿐 아니라 주거·안전·생활환경을 포함한 정주여건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유치 성과가 지역 전반으로 얼마나 균형 있게 확산되고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특정 산업과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는 단기간에 높은 수치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 경제의 다양성과 회복력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역 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대기업 중심 산업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투자 효과는 일부 산업군에 국한된 채 지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또 대규모 투자가 실제 지역 내 소비 증가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투자 기업의 생산 활동이 지역 외부와의 거래에 집중될 경우 지역 내 경제 순환 효과는 기대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치된 자본이 지역 안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가에 있다. 청주시가 앞으로는 얼마를 끌어왔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고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가를 꾸준히 증명해 나갈 때 그 성과가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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