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12차 전기본 수요 전망
“불확실성 커…과다추정 위험”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따라 추진 중인 해상 송전망 조감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가 향후 15년간 전력수급기본계획(12차 전기본)을 세우는 기초 작업으로, 2040년 국내 최대 전력 수요를 현재의 1.4배 수준인 131.8~138.2기가와트(GW)로 전망했다. 이는 2038년까지를 전망한 11차 전기본보다 최대 7% 늘어난 것으로, 수요 전망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단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전기본위)는 2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대국민 정책 토론회를 열어 이렇게 밝혔다. 전기본위 산하 수요소위원회가 산출한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는 11차 때 129.3GW보다 2.5~8.9GW가 많은데, 이는 신규 대형원전 2~6기 분량이다.
전력 수요 전망은 15년간 국내에 필요한 전력 설비량을 예측하는 것으로, 에너지 정책 수립의 가장 중요한 기초 자료다. 이 예측에 따라 필요한 발전 설비와 송전망 규모가 결정되며, 전망에 따라 이를 감당할 전력 생산 방식에 대한 논란도 커진다.
경기도 용인 일반 산업단지의 에스케이하이닉스 공장 조감도. 용인일반산업단지 제공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어 “2040년 최대 전력은 11차 계획의 2038년 수치보다 최대 8.9GW 증가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최대 전력(9~10GW)에 맞먹는 규모”라며 “단 2년 사이 서울 한 도시분의 전력 공급 설비가 추가로 필요하단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첨단산업, 데이터센터, 전기화 수요 등은 모두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인데도 정부는 첨단산업 전력 수요를 기존 대비 27배 증가한 것으로 제시해 과다 추정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전기본위가 산출한 수요 전망치는 경제성장 흐름과 인구 변동,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 등을 반영한 ‘기준 수요’에다 ‘추가 수요’를 반영해 계산한다. 추가 수요는 첨단산업 신규 투자, 데이터센터, 전기화 영향 등이다. 이번 2040년 최대 전력 전망치의 추가 수요는 25.2~25.5GW로 예상됐는데, 전기화가 17.2~17.8GW로 가장 컸고, 데이터센터 4GW, 첨단(반도체) 산업 3.7~4GW 순이었다. 반도체 산업이나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보다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전기화’ 수요가 훨씬 큰 것이다. 전기본위가 산출한 2040년 전력 소비량(657.6~694.1테라와트시(TWh))도 추가 수요를 168.4~173.3TWh로 예상했는데, 전기화 112.6~119.4TWh, 첨단산업 29.3~27.4TWh, 데이터센터 26.5TWh로 전기화 비중이 컸다. ‘탈화석연료’로 늘어난 전력 수요가 전체 수요를 키운 것이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조감도. 한국전력공사 제공
이와 관련해 전기본위 산하 수요소위 위원인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전기화 분야에서 추가 수요가 크게 늘지만, 동시에 화석연료 수요가 더 크게 줄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 수요는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요구되는 추가 전력을 기존 가스나 석탄 발전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빠르게 늘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력 수요 줄이기나, 자가 태양광 등 ‘수요자 전력 생산’을 위해 전기요금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기본위가 이후 과제로 제시한 ‘지역별 수요 전망’에 주목해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김혜정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공동대표는 “추가 수요가 집중된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산업을 지방으로 옮기면 전력망 비용 78조원의 상당 부분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와 전기본위는 앞으로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과 △전력 공급 계획과의 정합성 △지역별 수요 전망 등을 고려해 수요 전망을 재검토해간다는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