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군공항 ‘알박기’ 우려 해소…호남 반도체 탄력 받는다
580억 시설공사 이전 거부와 무관…대체시설 확보하면 해결 가능
정부 재원 마련·이전 준비 속도 관건…무안 군공항 이전 최대 과제
2026년 11월 01일(일) 19:10
한미 간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 협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31일 광주 군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주요 걸림돌로 꼽혔던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 문제가 한미 간 협의 진전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서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최종적으로 우리 정부의 대체시설 확보와 재원 마련, 무안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광주 군공항을 포함한 여러 군기지 이전에 적용할 포괄협정 문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최근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상당 부분 좁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미국이 안 가겠다거나 알박기를 해서 방해하고 뭘 뜯어내겠다는 정황은 없다”며 미군 시설 이전을 둘러싼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는 정부가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부지 820만㎡(250만평)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산업용지로 결정한 이후 제기됐던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그동안 광주 군공항은 한미 공동운영기지로, 한국 공군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더라도 미군 시설과 공여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군공항에서 580여억원 규모의 미군 관련 시설공사가 추진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 정치권 등 일각에서 미군이 장기 주둔을 염두에 두고 시설을 확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모두 정부가 지난 7월 6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사업용지로 결정하기 전에 추진된 사업이다. 이들 공사 역시 한미가 기존 시설의 처리와 대체시설 건설 방안에 합의하면 군공항 이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남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미군이 이전할 대체시설을 우리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마련하느냐다.
위 실장도 “미군은 대체시설이 있으면 옮겨간다”며 “이전 시기를 앞당기려면 대체시설을 더 빨리 만들어야 하고, 주로 우리 예산과 준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기지로 임시 분산하고, 확보되는 부지 가운데 63만평을 반도체 산업용지로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군 시설을 대체할 부지와 시설 규모를 확정하고,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한미 간 포괄협정이 최종 체결되고 이 같은 후속 실무협의와 조치가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미군 시설 이전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현안의 무게중심도 한미 협의 문제에서 국내 이전 절차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군공항의 최종 이전 대상지로 추진되는 무안 지역의 주민 수용성 확보와 이전부지 선정, 지원대책 마련이 최대 과제로 남아 있다.
광주 군공항의 무안 이전은 지난 8월 28일 국방부가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이전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최종 이전부지 확정까지는 무안군 지원계획 수립과 주민투표, 유치 신청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유치 신청의 선결조건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우선 이전과 1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 국가 차원의 추가 인센티브 제공 등 무안군이 요구해 온 선결조건을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업을 놓고 관계기관 간 이견이 남아 있고, 지원 규모와 재원 분담 방식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지원사업 목록과 재원 조달계획이 구체화되면 주민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이전사업지원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지원계획을 확정하게 된다. 이후 국방부 장관의 요구에 따라 무안군수가 군의회 의견 청취와 주민투표 발의 등의 절차를 밟아 군민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를 토대로 무안군수가 국방부에 유치를 신청하면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이전부지가 결정된다.
당초 정부는 11월 주민투표와 연내 이전부지 확정을 목표로 했지만, 지원계획 수립과 재원 확보 협의가 지연되면서 일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무안군민이 납득할 만한 지원대책을 확정하고 주민투표에서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군공항 이전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결국,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한미 간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하는 동시에 대체시설 건설과 무안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에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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