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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다가올 ‘광복 100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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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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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우리는 해마다 광복절을 맞이하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주권 회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나 한 국가의 완전한 독립과 주권 회복은 영토와 국민의 귀속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역사와 정신의 정수인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전 세계에 흩어진 우리 역사의 흔적이 온전히 보존될 때 비로소 ‘진정한 광복’이라 말할 수 있다. 다가올 광복 100주년(2045년)까지 이제 19년이 남았다. 지금이야말로 미래세대를 위해 잃어버린 우리 유산의 원상 회복을 도모하는 ‘광복 100년의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지난 13일 문화유산회복재단이 충남 아산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에서 개최한 ‘광복 100년의 준비 19년’ 특별전은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공유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1년간 미국, 일본, 캐나다 등지에서 돌아온 환수 유물 20여 점을 공개했다. 특히 헝가리 최귀선 한인회장 등이 기증한 17세기 이후의 동해·독도 표기 유럽 고지도 등은 우리 영토와 영해 주권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귀중한 자산이다.
국외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산의 보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광복절 당일, 문화유산회복재단 멕시코지부는 주멕시코 대한민국대사관 및 포스코인터내셔널 등과 협력해 멕시코 메리다에 위치한 ‘대한인국민회 지방회관’(현 한국이민사박물관)의 재개관식을 열고 건물 현판과 안내판을 교체·재설치했다. 1942년 에네켄(선인장) 농장의 고된 노동 속에서도 독립자금을 모아 보탰던 한인들의 한과 긍지가 서린 이 사적지가 기후 변화를 이겨내고 오래도록 보존될 수 있도록 민·관·기업이 힘을 모은 결과다.
이처럼 국외 사적지의 환경을 개선하고 안내판을 바로 세우는 일은 현지 한인 후손들에게 뿌리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이자, 세계에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 국공립 기관의 수장고에 갇힌 채 돌아오지 못하는 대규모 유산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일제강점기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한반도 전역에서 불법 수집해 간 ‘오구라의 수집품’이다. 1965년 한일협정 당시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 이 유물들은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돼 현재는 일본의 국유재산이 됐다. 이에 재단은 단순히 반환을 호소하는 차원을 넘어 명백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기증 당시 1965년 한일협정 조건에 따른 한국 정부 측의 ‘자발적 기증’ 의사 확인 여부 등 취득 경위의 불법성을 압박하기 위해 ‘일본 정부 대상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전개하기로 했다. 철저한 법리 분석과 정보공개를 통해 약탈의 역사를 공론화하는 진화된 환수 운동의 새 시발점이다. 합법적 소유권 입증 책임이라는 국제박물관협회의 윤리강령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문화유산을 방치하는 민족에게는 진정한 문화강국의 내일이 없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온전한 역사 주권을 회복하는 국외 문화유산 보전과 환수 사업,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부터 정성껏 가꿔야 할 ‘광복 100년의 가장 확실한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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