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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메모리 패권 전쟁 가속…빅테크·공급망·K-반도체 충돌

이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변화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의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계속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메모리 패권 전쟁 가속…빅테크·공급망·K-반도체 충돌

빅테크, 칩 자체제작·효율화로 '탈 메모리 의존' 시도

중동 리스크에 헬륨 공급 변수…반도체 수급 불안 확대

삼성·SK, HBM 넘어 차세대 기술로 주도권 방어

반도체 칩이 컴퓨터 안에 놓여 있다. 사진=  Semiconductor chips are seen on a circuit board of a computer in this illustration picture taken February 25, 2022. REUTERS/Florence Lo/Illustration/File Photo

[포인트데일리 권상희 기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자본·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얽히며 '메모리 패권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칩 개발과 메모리 효율화 기술로 기존 메모리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는 반면, 공급망 불안과 수요 급증이 맞물리며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메모리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추세다. 여기에 이란 전쟁이 5주차에 접어들며 반도체 원자재인 헬륨 수급이 어려워지며 제조원가마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변화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기업의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계속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과 데이터 처리량 증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에 생산 역량이 집중되면서, 단기간에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빅테크, 메모리 의존도 낮추기 시동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터보퀀트' 기술을 공개하며 효율 개선에 나섰다. 이는 동일한 성능을 더 적은 메모리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데이터를 표준화해 압축하고 오차를 보정해 메모리 사용량을 현재의 6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초대형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 구상을 통해 칩 생산 내재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AI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단기간에 기존 구조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AI 수요 확대에 따라 메모리 사용량 자체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당분간은 의존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터보퀀트는 새로운 전환적 기술이라기보다는 점진적 개선의 연장선에 있는 방법"이라며 "AI 추론에서 메모리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파괴적 변수라고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신규 팹(Fab) P&T7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중동 지정학 불안…헬륨 문제로 공급망 흔들

공급망 측면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카타르 등 주요 헬륨 생산국의 공급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헬륨은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 냉각과 온도 제어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공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생산라인 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헬륨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재고를 통해 대응이 가능하지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가 상승과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메모리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와 수급 대응에 집중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 이후를 겨냥한 고대역폭플래시(HBF),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해 메모리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탈의존 시도와 공급망 리스크, 메모리 기업들의 기술 고도화 전략이 동시에 전개되며 향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메모리가 단순 부품을 넘어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둘러싼 패권 경쟁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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