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
파운드리 등 시스템도 반등…IDM 강점 극대화
전쟁 장기화·관세 불확실성 등 변수 해소 과제
[아시아타임즈=박요돈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 같은 호실적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HBM3E, HBM4 메모리 실물.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 100조원과 영업이익 50조원을 돌파한 것은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매출 117조1336억원, 영업이익 38조1166억원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이미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43조6010억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빅테크 중 영업이익 4위다.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있고, 구글이 삼성전자의 뒤에 있다.
업계는 역대 최대 규모의 초호황이 최소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과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완벽한 부활이 주된 근거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최고 성능의 6세대 HBM4를 양산해 출하했다. 차세대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 것이다. 아울러 HBM3E 시장에서도 완전히 자존심을 회복했다.
전통적 주력 제품인 D램 시장에서도 수요 폭발과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 분기 대비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90% 이상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뚜렷하게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쟁도 메모리 강세를 꺾지 못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 개전 이후에도 DDR5와 DDR4 등의 현물 가격이 하락하지 않거나 상승세를 유지하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를 "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157% 성장한 563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서버 중심의 실수요 폭증과 공급의 제한적 성장 속에서 메모리반도체 수요와 공급 괴리율은 역사상 최대 격차(100%p 이상)로 확대된다"고 밝혔다. 또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되고 있는 환경"이라며 "구매력이 강한 소수의 대형 고객사들만이 적정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수급 환경이 타이트하다"고 전했다.
메모리 시장에 장기공급계약(LTA) 형태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이다. 현재는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과 선수금 및 가격 하한선을 포함한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비중이 커졌다. 전쟁과 같은 변수에도 메모리 기업의 수익성은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반등세에 올라탔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와 잇따라 대규모 계약을 맺었다. 올해도 엔비디아, AMD, 암(Arm), 퀄컴 등 주요 빅테크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조, 설계, 패키징이 통합된 '파운드리 2.0' 시대에 진입하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삼성전자의 4나노(nm) 공정 수요는 비교적 견조해 가격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량과 평균판매가격(ASP) 개선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가 동반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강점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에는 설계와 생산, 첨단 패키징까지 통합 대응하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턴키(통합) 역량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부문 역시 기술력과 안정성을 확실히 입증했다. 자사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6에 '엑시노스2600'을 성공적으로 탑재하고 차세대 '엑시노스2700'을 순조롭게 개발 중이다.
변수는 남아있다. 중동 사태가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 장기화는 글로벌 경기 악화를 유발해 산업 전방위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관세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반도체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율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모바일과 가전 제품에 관세가 미칠 영향도 불확실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턴어라운드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으로 내부 기반은 확고하게 다져진 상태"라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지정학적 이슈나 관세 문제는 넘어야 할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강력한 반도체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외부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을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기존 202조원에서 302조원으로 50%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은 "1분기를 기점으로 영업이익 증가의 가속 구간에 진입하며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메모리 가격 상승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탄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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