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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메리츠 합류에 발행어음 9파전…금리 경쟁 넘어 운용력 시험대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증권사들의 자금 확보 경쟁이 9파전으로 확대됐다. 후발 사업자들은 연 5%대 특판 금리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메리츠 합류에 발행어음 9파전…금리 경쟁 넘어 운용력 시험대

메리츠증권 전경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으면서 증권사들의 자금 확보 경쟁이 9파전으로 확대됐다. 후발 사업자들은 연 5%대 특판 금리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다만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자금인 만큼, 경쟁의 성패는 조달 규모와 함께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달렸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례회의에서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의결했다. 지난해 7월 인가를 신청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이로써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키움·하나·신한투자·삼성·메리츠증권 등 9곳으로 늘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직전 분기 말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조3495억원으로, 이를 적용한 발행 한도는 약 16조7000억원이다. 실제 발행 규모는 향후 사업 계획과 자금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2023년 말 35조9155억원에서 지난해 말 51조2743억원, 올해 6월 말 55조9291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6월 말 잔액은 당시 사업자 7곳의 수치다. 이달 인가를 받은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신규 발행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새로 진입한 증권사들은 특판 상품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하며 초단기 상품에 연 5.5%, 1년물에 연 4.3%의 특판 금리를 내걸었다. 키움증권은 신규 계좌 고객에게 1년 만기 연 5%,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고객에게 연 4.9%를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의 6개월 만기 연 4.5% 특판 상품은 300억원 한도가 약 5시간 만에 소진됐다. 상품마다 가입 대상과 판매 한도가 달라 제시 금리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기존 사업자의 입지는 여전히 크다. 올해 6월 말 잔액 가운데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증권 등 먼저 시장에 진입한 4곳의 비중은 95%에 육박한다. 후발사가 높은 특판 금리만으로 점유율을 늘리기에는 조달 비용 부담이 따른다.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충분한 운용 수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확대된다. 종투사는 올해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조달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를 국내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의무 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로 높아진다. 올해 1분기 기준 기존 7개 종투사의 공급 비율은 17.3%로 모두 올해 기준을 넘었지만, 조달액이 늘어날수록 공급해야 할 금액도 함께 커진다.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기업금융 역량을 발행어음 운용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혁신기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기업금융과 리테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의 합류로 발행어음 시장의 사업자 수는 9곳이 됐다. 앞으로는 금리로 끌어온 자금을 어디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하는지가 각사의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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