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 60대 이상 59%…정보 취약 고령층 집중 타격
소비자단체 "전수조사·무관용 처벌" 촉구..의협 "의학적 근거 없어"
제약·식품업체 경쟁 속 과장광고 확산
먹는 알부민 광고 (왼쪽부터) 대원제약 먹는 알부민 킹, 종근당 마시는 실크 알부민 /2026.03.20. 네이버스토어 캡처
홈쇼핑과 SNS를 중심으로 ‘먹는 알부민’ 제품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진 등을 내세우며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허위·과장 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의료계는 일반식품이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며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장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보건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는 20일 성명을 내고 “의학적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일반 식품이 마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둔갑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즉각적인 단속과 제재를 요구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전반에 유통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 광고에 대한 전수조사 △질병 예방·치료 효과를 암시한 업체에 대한 최고 수준의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의사 등 전문가의 광고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강 관련 허위·과장 광고를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먹는 알부민’ 제품이 피로 회복, 면역력 강화, 기력 회복 등 효능을 강조하며 사실상 ‘만병통치약’처럼 홍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대부분 혼합음료나 액상차 등 일반 식품에 해당한다.
‘먹는 알부민’ 시장은 제약사와 건강식품 업체가 혼재된 형태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종근당과 대원제약, 영진약품 등 제약사가 알부민 음료·앰플 제품을 출시했고, 홈쇼핑과 온라인에서는 ‘알부민 플래티넘’ 등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약사 제품 역시 구조적으로는 일반 건강음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진약품의 경우 난백알부민에 타우린과 비타민을 결합한 자양강장형 드링크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대원제약 역시 알부민 복합물에 유산균 배양물과 로열젤리 등을 더한 복합 원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종근당 제품도 난백알부민에 실크 단백질, L-아르기닌, 타우린, 비타민B군 등 자양강장 이미지를 가진 성분을 함께 배합한 구조다.
업계 전반적으로도 알부민 단일 성분보다는 타우린, 아르기닌, 비타민 등 피로회복 이미지를 갖는 성분을 함께 배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실제 제품은 고단백 식품이라기보다 기능성 콘셉트를 강조한 복합 건강음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광고에서는 간에서 생성되는 혈청 알부민의 기능과 노화에 따른 감소 그래프를 강조하고, 일부는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알부민 주사와 유사한 효과를 암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의사가 광고에 등장해 효능을 강조하는 이른바 ‘쇼닥터’ 문제도 부각됐다.
알부민은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로 체내 수분 균형 유지와 물질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기 때문에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일부 광고는 알부민의 생리적 기능을 제품 섭취 효과처럼 연결해 소비자 오인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와함께는 “의사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뢰를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비윤리적 행태”라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먹는 알부민 홍보에 의료인이 이름과 전문성을 동원하는 것은 국민 신뢰를 이용한 기만적 행위”라며 관련 의료인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도 공정거래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광고를 신고하며 조사와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연맹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알부민 주사와 유사한 효과’를 내세우거나 의료인을 광고에 등장시켜 제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부민 관련 상담은 2025년 하반기 이후 급증했으며, 피해 상담자의 약 59.4%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광고와 홈쇼핑 판매가 결합되면서 정보 취약계층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성장세가 이어지는 건강 관련 시장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6조 4040억 원으로, 3년 연속 6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특정 성분을 앞세운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관리·감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관리의 주무 부처지만, 현재까지 ‘먹는 알부민’ 광고만을 별도로 겨냥한 기획 점검이나 전수조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단속 역시 온라인 중심의 사후 모니터링에 의존하고 있어 홈쇼핑과 SNS를 통한 실시간 광고 확산을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현행 제도상 일반식품은 질병 치료·예방 효과를 직접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성분의 생리적 기능을 강조하며 제품 효과를 암시하는 표현은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일반식품의 건강기능식품 사칭 광고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야 관련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된 점도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 검토 중인 정제·캡슐 형태 일반식품 규제 강화 방안 역시 액상 제품이 주류인 알부민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와함께 윤영미 상임대표는 "일반식품을 마치 건강기능식품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들이 홈쇼핑, SNS상에 너무 많다"며 "특히 의약품 광고심의 기준에서는 광고에 의사, 간호사 등 전문가를 연상시키는 복장, 소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도 부적합한 광고 방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먹는 알부민과 같은 건강 관련 식품은 고연령층 처럼 건강에 이상을 느끼는 분들이 주로 구입을 하게 되는데 비싼 돈을 주고 샀음에도 실제론 일반식품이라 효과가 없거나, 질병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먹거리인만큼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식약처가 적극적인 행정을 해야한다"고 했다.
먹는 알부민 광고 캡처본 /2026.03.13. 한국소비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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