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이후 '연임' 두 명 뿐, 인천 민심의 선택은?... '행정 수성' 유정복 vs. '미래 탈환' 박찬대
역대 지방선거를 들여다보면, 인천 시민의 심판은 그 어느 도시보다 매서웠다. 민선 1기부터 8기까지 연임에 성공한 시장은 최기선 전 시장(민선 1·2기), 안상수 전 시장(민선 3·4기) 둘 뿐이다. 민선 5기 송영길, 6기 유정복, 7기 박남춘 시장 모두 연임하지 못했다. 광역자치단체 중 이처럼 시장 연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인천은 선거일을 84일 앞둔 시점에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이는 지난 7회, 8회 선거 대비 각각 27일과 44일이나 빠르다. 서울, 부산 등 타 지역이 여전히 경선을 치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천은 일찌감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며 정책 경쟁의 밀도를 높이는 중이다.
유정복의 '안정론' vs. 박찬대의 '교체론'
인천은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광역시이자 공항, 항만, GTX 등 국가적 물류·교통망의 핵심 요충지다. 특히 청라와 검단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유입되는 젊은 인구는 선거 판세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유정복 현 시장은 민선 8기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수성'에 나섰다.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무료화와 '천원 주택', '천원 택배', '1억 플러스 아이드림' 같은 체감형 복지, GTX 조기 개통 추진 등 검증된 행정력을 내세운다. 유 시장의 키워드는 '산업 혁신'이다. 인천을 글로벌 탑텐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반도체·바이오 클러스터를 강화하고 원도심 재개발을 통한 균형 발전을 완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는 박찬대 의원은 '세대교체'와 '경제 실정론'을 기치로 정권 '탈환'을 노린다. 박 의원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여, 'ABC+E(AI, Bio, Culture, Energy)' 전략을 발표하며 인천의 미래 먹거리 청사진을 인천 시민에게 제시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R&D 전환과 문학경기장 리모델링을 통한 K-컬처 스타디움 조성 등 굵직한 공약으로 유 시장을 압박했다. 특히 이른바 '명심(明심)'을 바탕으로 한 전국구 인지도와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 개혁적 이미지로 정권 탈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의 주요 현안, '행정의 계속성'이냐 '정치적 돌파력'이냐
과연 인천의 해묵은 과제와 미래 현안을 누가 더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은 이번 선거를 기다리는 인천 시민들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인천은 현재 원도심과 신도시의 양극화 해소, 수도권 매립지 종료 문제, 인천 공공의대 설립, 제3보급단 이전 및 부평구 군부대 부지 활용, 그리고 GTX-B 노선의 조기 완공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유정복 시장은 '검증된 행정력'을 무기로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바다. 이미 민선 8기에서 다져놓은 '제물포 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의 조속한 완성을 위해선 행정의 흐름이 끊겨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비록, 야당 소속 시장이지만 정부 여당과의 긴밀한 협조를 할 수 있다는 개혁 성향의 합리적 보수라는 자부심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실질적 성과를 기할 수 있는 '유능한 시장'임을 자처하며 안정적인 현안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다.
반면, 박찬대 후보는 거대 집권 여당의 핵심 실세라는 '정치적 체급'을 앞세워 '강력한 돌파력'을 예고한다. 박 후보는 중앙 정치권에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인천의 목소리를 청와대와 중앙에 관철시키고, 정체된 지역 현안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가 제시한 'ABC+E' 전략은 기존의 토목 위주 행정에서 벗어나 AI와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통해 인천의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공격적인 해법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이미 시작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적임자(유정복)"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천을 개혁시킬 해결사(박찬대)"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로 요약된다. 부평과 계양을 잇는 동부권의 민심은 벌써부터 이 두 갈래의 해결책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 치열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승부처는 '동부권 원도심'과 '중도층'
최근 여론조사(경인일보, 인천투데이 등) 결과는 요동치고 있다. 박찬대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유정복 시장을 앞서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4050 세대와 중도층의 지지세가 뚜렷하다. 지역별로는 박 의원이 부평·계양 등 동부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유 시장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강화·옹진 및 남부권에서 방어선을 치고 있다. 결국 인구 밀도가 높고 정책 변화에 민감한 부평 등 동부권 원도심의 표심이 최종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과연, '명심'을 대변하고,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입은 박찬대 의원이 인천의 원도심의 지지를 많이 받을 것인지, 인천 시민들이 30년 정치 구력을 지닌 '행정 전문가'인 유정복 시장의 안정적 시정 운영을 지지할 것일지, 역동적 변화론 사이에서 인천 시민의 선택이 60일 뒤 공개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