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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데스크] 모두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성과보상 놓고 커지는 갈등 삼성전자 노조선 파업 예고 현실화땐 수조원 손실 전망 타기업 연쇄 충격 가능성도 벼랑끝 전술아닌 협상나서야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We do want more)." 미국 초기 노동운동을 이끈 새뮤얼...

[매경데스크] 모두가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성과보상 놓고 커지는 갈등

삼성전자 노조선 파업 예고

현실화땐 수조원 손실 전망

타기업 연쇄 충격 가능성도

벼랑끝 전술아닌 협상나서야

정욱 산업부장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We do want more)."

미국 초기 노동운동을 이끈 새뮤얼 곰퍼스 첫 미국노동총연맹(현 AFL-CIO) 회장의 1890년 연설 제목이다. 130여 년 전 얘기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모든 근로자가 원하는 핵심을 강력하게 전달해 지금까지 회자되는 문구다. 다만 더 많은 보상엔 전제가 필요하다. 공정한 기준에 따른 평가와 계속기업으로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말은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지난 130년간 수많은 논의와 시행착오와 개선이 이뤄졌지만 성과 보상은 첨예한 갈등의 대상이다.

한국 상황이 더 복잡하다. 1990년대 초 성과급(연봉제·성과배분제)이 도입됐지만 보급은 더뎠다. 본격 확산은 외환위기 이후다. 구조조정의 한 축으로 성과급이 도입되다 보니 해외와 달리 여전히 제도의 틀만 성과급인 경우가 많다. 2024년 100인 이상 사업체에서 연공제(호봉제)는 52%, 연봉제(개인 성과 기준)와 성과배분제(조직 성과 기준)는 각각 78%와 39%다. 수치상으론 성과급이 더 높지만 대부분 기업이 연공급에 기반하고 있다. 또 개인 성과보다 회사 또는 부문 단위의 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일반적이다. 집단의 협동을 중시해온 문화가 반영된 결과다.

임원 성과급에서도 실제로 개인의 성과에 따라 지급된 금액 비중이 평균 28%(상장사 5억원 이상 연봉 임원)에 그쳤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개인의 성과에 따른 공정한 평가를 원하는 2026년 한국 근로자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다 보니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화오션 등의 퇴직자들은 성과급이 퇴직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잇달아 법의 심판을 요청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간 임금격차에 대한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고용인원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에선 5월로 예정된 파업이 실행될 경우 수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핵심은 성과 보상의 상한(현재 연봉의 50%)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회사 측에선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 축적이 쉽지 않고, 부문 간 갈등이 커질 수 있어 상한 폐지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정 기업의 노사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것은 향후 타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신재용 서울대 교수는 '공정한 보상'이란 책에서 금융위기 전후 미국 금융사를 사례로 "개별 기업 입장에서 최적으로 설계된 보상체계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최적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 기업의 보상체계가 산업과 경제에 의도치 않은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21년 넥슨발(發) 임금 인상은 게임·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대기업들의 연쇄 임금 인상으로 이어졌다. 넥슨이 임금 인상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 심화란 사회적 충격과 함께 관련 기업의 채용 감소도 지속되고 있다.

국내 보상체계의 틀을 만들고 타 기업 근로자들의 첫 번째 비교 대상인 삼성전자의 경우 그 파급효과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근로자만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더 많은 성장을, 주주는 더 많은 주가 상승과 배당을, 사회는 더 많은 고용 창출을 원한다. 고객과 협력사는 더 좋은 제품과 협력 기회를 원한다.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이 안정적인 노사관계일 것이다. 노사가 이 모든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더 생각해보고 건설적인 협상에 나설 때다. 벼랑 끝 전술은 답이 아니다.

[정욱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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