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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곡칼럼] 위기의 현대차 로보틱스···'정의선식 인재경영'으로 '용병...

독보적인 기술 집단을 인수하고도 이들의 혁신 DNA를 온전히 융합하지 못한다면 빅테크에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제조 하청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현대차는 최근 30년 넘게 고집해 온 유압식을...

[마곡칼럼] 위기의 현대차 로보틱스···'정의선식 인재경영'으로 '용병...

현대차그룹이 미래사업으로 낙점한 로보틱스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부문 핵심 리더들이 잇따라 사임하며 '정의선식 인재경영'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성과 중심의 파격적인 외부 수혈이 조직의 체질을 개선했다지만 정작 핵심 인재를 지켜내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채 출신 중심의 '순혈주의'가 지배하던 조직이었다. 내부에서 검증된 인물을 중용하고 상명하복을 강조하던 전통적 문화는 과거 빠른 성장을 견인했지만 급변하는 모빌리티시장에서는 한계로 지목되어 왔다.

정 회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국적과 출신을 가리지 않는 '용병경영'을 전면 내세웠다. 거물급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고 외부 전문가를 전진 배치하며 조직의 DNA를 개조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BD)를 30여 년간 지탱해 온 로버트플레이터 CEO와 아론손더스 CTO 등의 잇따른 사임으로 위기를 맞았다.

'아틀라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론손더스가 향한 곳은 협력사이자 미래 경쟁사인 구글 딥마인드다. 현대차는 최근 딥마인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에 구글의 AI 모델을 탑재하기로 했다. 핵심 설계진이 딥마인드로 자리를 옮기면서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사실상 구글에 내줬다는 평가다.

지난해 포티투닷(42dot)을 이끌던 송창현 사장의 퇴진에 이어 발생한 이번 사태는 신사업부문의 리더십 공백이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탈의 근본 원인으로 정 회장이 주도하는 '성과 지향적 속도전'과 신사업 조직의 '자율적 연구 문화' 사이의 간극을 꼽는다.

정 회장은 소프트뱅크로부터 BD를 인수할 당시 사재 2,400억 원을 투입할 만큼 로보틱스에 공을 들였지만 이후 행보는 철저히 경영적 실리에 맞춰졌다. 소프트뱅크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에 따른 나스닥 상장과 로봇 조기 양산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관리와 통제를 앞세운 현대차의 '수직적 기업 문화'가 실리콘밸리식 '수평적 연구 환경'과 충돌하며 갈등이 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자금 확보를 위한 '조속한 상장'이라는 경영적 목표가 로봇 기술의 고도화를 저해하는 자승자박이 됐다는 분석이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 핵심 인사라도 과감히 교체하는 '정의선식 인재경영'은 사람이 곧 자산인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적 일관성을 해치는 독이 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 집단을 인수하고도 이들의 혁신 DNA를 온전히 융합하지 못한다면 빅테크에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제조 하청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현대차는 최근 30년 넘게 고집해 온 유압식을 버리고 전동식으로 재설계한 '양산형 올뉴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공장 투입 시점을 구체화하며 턱밑까지 추격해 오자 시제품 단계를 넘어선 실전형 로봇을 파격적인 속도로 선보인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로봇의 지능을 외부에 의존하더라도 현대차가 가진 독보적인 제조·양산 능력만큼은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절박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파격적인 외부 수혈과 조급한 양산 성과보다 더 필요한 것은 영입한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수평적 거버넌스와 포용적 조직 문화 정착이다. 속도와 성과에만 매몰되어 내부 조직과의 화학적 결합을 소홀히 한다면 정 회장이 그리는 미래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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