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변시 합격 발표 23일 예정… 당일 합격자 수 확정
“예측 가능성·공정성 훼손” 비판… 기준도 외부 공개 안해
변시 관리위 인적 구성 지적도… “15명 중 변호사 단 3명”
변협 “사전에 선발 인원 공고하고 투명한 절차 구축하라”
△ 생성형 AI 이미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발표 당일 회의를 통해 정하는 ‘사후 결정’ 방식이 올해도 반복되면서,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깜깜이 입시’라는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시험 전에 합격자 규모조차 알 수 없는 구조와 편중된 관리위원회 구성 문제까지 겹치며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오는 23일 나온다. 법무부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열고, 당일 저녁 합격자 수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반복돼 온 관행처럼 올해도 합격자 수가 ‘사후 결정’되는 것이다.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는 다른 국가시험과 달리 사전에 합격자 수를 명확히 확정하지 않는다. 대신 시험 이후 점수 분포, 응시 인원, 합격률, 법조인 수급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관리위원회가 합격 인원을 심의·의결하고 최종적으로 법무부 장관이 당해 년도 합격자 수를 결정한다. 지난해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 발표 역시 당일 회의를 통해 1744명을 합격자로 결정했다.
이때문에 법조계를 중심으로 ‘깜깜이 입시’가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 청년 변호사는 “대부분의 국가시험은 1년 전 공고를 통해 선발 인원을 명확히 밝히는데, 변호사시험은 시험 종료 후 수개월이 지나서야 합격자 수가 정해진다”며 “늦어도 시험 6개월 전에는 합격자 규모를 공지해 응시생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법조시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격자 수를 결정하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인적 구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위원회는 △법학 교수 5인 △판사 2인 △검사 2인 △변호사 3인 △언론인 등 비(非)법조계 인사 2인 등으로 구성된다. 로스쿨 교수 5인과 로스쿨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교육부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실무 현장을 책임지는 변호사는 3명에 불과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합격자 수 산정 기준이나 과정은 외부에 공개되지도 않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 위원 15명 중 변호사가 3명에 불과하다는 점은 문제”라며 “실제 법률시장 상황을 잘 아는 변호사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에서 합격자 수를 논의·결정하는 구조가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원회 논의 끝에 사실상 다수결로 인원이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위원 구성과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변호사시험 제도 전반에 대한 구조적 점검과 함께 관리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실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 위원 비중을 확대하고, 변호사 수급 정책이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보다 균형 있는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심포지엄 개최와 성명 발표 등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구조 및 관리위원회 운영 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변협은 지난 2월 ‘적정 변호사 수 관련 심포지엄’을 열고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심포지엄에서 허중혁(변호사시험 1회) 변협 제1국제이사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과정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 변호사시험 공고 시 선발예정인원 사전 명시 △ 관리위원회 논의과정 공개 △ 관리위원회 구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허 이사는 “변호사시험 실시계획 공고 당시 합격자 수를 전혀 공고하지 않으면서도 사전에 ‘합격률만’ 보장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합격자 수 예측은 어려워지고 매년 4월 관리위원회가 열린 당일 졸속 합의에 의해 변호사 수가 결정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예비법조인과 법조유관기관의 예측 가능성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변시 선발예정인원을 사전 공고하고 최종 합격자 수 결정 과정을 최대한 공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서도 성명을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 문제를 꼬집었다.
변협은 “실제로 합격자 수는 매년 4월 발표 당일에서야 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됐는데, 국가 전문자격시험임에도 합격 인원을 사전에 확정하지 않은 채 시행하고 발표 직전에야 위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현행 방식은 법조시장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후진적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년 발표 당일 밀실에서 다수결로 결정하는 자의적인 합격자 결정 시스템을 전면 폐지하고 사전에 선발 인원을 공고하는 투명한 절차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변협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열리는 23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2차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다.
/법조인 양성제도 기획취재팀
법조인 양성제도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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