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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로보택시 온다③] 세계는 돈 버는데…한국은 아직 시험주행

운전자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도로 위 판단을 대신하는 '로보택시'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한때 잇따른 사고와 과잉 기대 속에 좌초 위기를 겪었던 자율주행 산업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급진적 진화를...

[로보택시 온다③] 세계는 돈 버는데…한국은 아직 시험주행

[뉴시안= 이태영 기자]

이동의 개념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운전자가 사라지고, 인공지능이 도로 위 판단을 대신하는 ‘로보택시’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다. 한때 잇따른 사고와 과잉 기대 속에 좌초 위기를 겪었던 자율주행 산업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급진적 진화를 발판으로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미국과 중국 주요 도시는 로보택시가 유료 승객을 태우며 ‘사업’으로 안착한 단계다. 경쟁의 기준도 바뀌었다. ‘가능하냐’는 질문은 끝났고, 이제는 ‘얼마나 벌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반면 한국은 아직 시범운행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속도를 높이며 시장을 선점하는 사이, 국내 산업은 추격과 종속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본지는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를 토대로 3회에 걸쳐 로보택시 산업의 현재와 글로벌 패권 경쟁, 그리고 한국이 직면한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가 2021년 9월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 보도발표회에서 2045년 탄소중립 구상을 발표했다. 사진은 아이오닉5 로보택시,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의 컨셉카인 '프로페시(Prophecy)'. [사진=현대자동차]

한국의 로보택시 산업은 분명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선도국과는 격차가 존재한다.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는 빠르게 늘었다. 2020년 6곳에 불과했던 실증 지역은 2025년 50곳을 넘어서며 양적으로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과 데이터 축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자율주행 차량의 누적 주행거리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기술 수준 역시 미국 대비 약 90% 수준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차이는 ‘단계’에 있다. 한국은 아직 유료 시범 서비스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미국과 중국은 이미 본격적인 상업화에 진입했다.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대표 사례인 강남 로보택시도 최근에서야 무료 시범 운행을 마치고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는 단계다. 여전히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만큼 완전한 무인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돌파구로 ‘도시 단위 실증’에 나섰다. 광주 전역을 자율주행 실증 도시로 지정하고 수백 대의 차량을 투입해 실제 운행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한된 구역 중심의 기존 실증 방식에서 벗어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규제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선허용 후규제’ 원칙 아래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무인 운행을 가능하게 하는 법·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다.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그러나 외부 변수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웨이모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 역시 이미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국내 시장이 해외 기업의 시험무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한국에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로보택시 산업은 ‘선점 효과’가 강한 시장이다. 먼저 데이터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확장한 기업이 경쟁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추격 기회라고 진단한다. 인프라 투자, 규제 혁신, 산업 간 협력,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 확보까지 복합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오유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보택시는 단순한 교통 서비스가 아니다. 미래 도시와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라며 "그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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