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주현 기자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도
동북아 평화의 길을 향한 절박함과 희망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나로 모였다.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강원도민일보와 사단법인 희망래일이 주최하고
통일부
연해주동북아평화기금이 후원하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300여명의 재외동포,
평화·관광 전문가, 민간교류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남북 관계 악화로 공식 교류가 굳게 닫히며 사실상 관광이 중단된 가운데, 지난해 개장한 북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계기로 마련됐다. 민간 차원에서 재외동포 네크워크를 활용해 한반도, 더 나아가 동북아 평화 물꼬를 트기 위해 뜻을 모았다.
▲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진향 한반도 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이 기조 발제에 나섰다. 김주현 기자
기조발제에 나선 김진향 한반도 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은
‘왜 지금 원산갈마인가: 원산갈마 관광과 재외동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상임의장은 북한의 최대 역점 사업이자, 지난해 여름 개장해 대외 관광 확대 거점으로 육성 중인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동북아 평화와 경제 협력을 견인할 핵심으로 지목했다. 특히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이동과 교류가 자유로운 700만 재외동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의장은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질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다만 코로나19 등 상황 때문에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외동포들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동시에 남한에 방문해 북측 방문 경험을 널리 전파해 이러한 변화를 알려야 한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평화 여행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22년도에 전략적으로 발표한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상임의장은 “이 법의 핵심은 재외동포들의 민주주의적 민족권리를 지금이라도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자유왕래(여행), 장기체류, 취업의 권리를 주겠다는 것”이라며 “여행단으로서 원산갈마를 여행하고, 그 경험을 서울과 부산에도 확산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 여러분의 역할이 필요하다. 만나면 평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첫 번째 세션에서는
‘원산갈마 관광과 조·중·러 교류의 현장’을 주제로 재중동포와 재러동포가 바라본 북한 방문과 평화여행의 의미, 북·중 관광 교류 경험, 북한 관광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재러동포 이옥분씨는 직접 북한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방문한 사례를 공유하며 “도착해 본 곳은 너무 아름다웠고 화려했다. 건물도 현대식이었다”며 “40년 전에 비해서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확연히 달라졌다. 표정도 밝아지고 주민들의 삶이 윤택해진 것으로 보여 마음이 좋았다”고 전했다.
▲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사진은 발제 중인 백천호 현대아산 상무. 김주현 기자
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는 평화관광의 제도적 조건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다뤄졌다. 백천호 현대아산 상무는 과거 금강산 관광 사업의 성과에 비춰, 현재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매개로 한 남북 간 관광의 제도적 과제를 짚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개시돼, 2008년 관광객 피격되면서 중단되기 전까지 10년간 진행되면서 총 195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바 있다.
백 상무는
“북한은 현재 대규모로 개발해 상당한 기간과 비용을 투입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현대 아산은 속초~원산~금강산 해로관광을 추진할 예정이다. 원산을 관광거점으로 활용해 향후 안정적인 인프라가 조성되면 육로를 통한 관광도 재개할 계획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상무는 “북한 관광은 ‘종착지’가 아닌 ‘경유지’로서 변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방식의 관광상품 구성과 맞춤형 상품 개발로 새로운 가능성과 관광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반도 상황이 개선되고, 남북 관광이 시작된다면 곧 현실로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전환점도 여기 계신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사진은 발제 중인 박병직 전 한국관광공사 모스크바지사장. 김주현 기자
박병직 전 한국관광공사 모스크바 지사장은 러시아 관광시장과 접근 노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박 전 지사장은 “원산갈마의 미래는 러시아 관광객 수가 아니라 국제관과이장으로의 개방과 남북러 관광협력의 확대에 달려있다”며 “한·러 청년 관광교류 프로그램과 차세대 고려인 관광전문가 양성 등 청년 교류, 미래 인재 양성과 재러 고려인 관광 네트워크 구축, 관광 전문인력 양성 및 청년 교류 지원 등 고려인 관광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용재 전 한국관광공사 선양지사장은 다자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초국경 평화관광 모델을 강조했다. 김 전 지사장은 “원산갈마 관광지구의 한계와 어려움에 대해서 하소연만 할 것이 아니라, 다자간 플랫폼을 통한 동북아 평화관광 경제권의 마중물을 만들어 낼 주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재외동포와 함께 여는 동북아 평화여행 컨퍼런스’가 1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사진은 발제 중인 천남수 강원도민일보 이사. 김주현 기자
마지막으로 천남수 강원도민일보 이사는 분단 ‘도’인 강원도의 지리적·역사적 특수성을 조명하며 ‘원산갈마 관광지구와 강원도: 남북 강원도 동해안 관광협력과 공동발전 전략’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천 이사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강원 북부와 고성권은 장기적인 기회비용을 감당해 왔다”며 “원산갈마 개발은 북한 내부 관광사업이면서 동시에 동해안 평화관광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원산갈마지구 개발은 금강산과 원산, 갈마, 설악권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상상하게 하지만, 남북관계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협력은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천 이사는 금강산 관광의 핵심 효과와 이것이 강원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짚었다. 천 이사는 “고성·속초권은 금강산 관광의 전후 체류, 집결, 이동, 물류 기능을 담당했고, 접경지역의 투자 기대와 부동산, 상권, 교통망 확충 기대를 높였다”며 “다만 관광 중단은 지역경제의 기대수요를 장기간 소멸시켰다. 이에 비춰 향후 전략은 금강산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설악·DMZ·동해안·원산갈마를 잇는 복합관광권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강원도 입장에서는 고성·설악권과 원산갈마를 어떻게 연결할지가 핵심 과제라고도 강조했다. 천 이사는 “금강산-원산갈마 연계는 산악·해양·휴양·역사관광을 결합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일회성 행사 대응이 아니라, 지속적 정책 플랫폼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원산갈마 개발은 강원도에 위협이면서도 동시에 동해안 평화관광 전략을 재정립할 기회”라며 “러시아 연해주를 포함한 북방관광 네트워크를 구축, 원산갈마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 해야한다. 금강산 관광 재개 전에도 작동하는 강원 동해안 외국인 관광상품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행사는 대륙학교 청년들의 ‘원산갈마 평화여행을 위한 연해주 제안’을 끝으로, 지금 가능한 일에서
부터 평화의 길을 연다는 실천적 이정표를 세웠다.
유영주 사단법인 희망래일 상임이사는 “이 컨퍼런스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재외동포와 함께 평화관광과 민간교류의 새로운 협력모델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오늘의 논의가 앞으로 한·중·러를 잇는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동북아 평화관광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지속적으로 민간협력 과제 모색과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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