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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라인 국적 분쟁, 2년의 기록...자본은 제자리, 기술은 이미 떠났다

통신망이 마비된 재난 현장에서 가족과의 연락을 이어주기 위해 네이버 재팬이 내놓은 라인(LINE)이다.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의 협력업체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이용자...

라인 국적 분쟁, 2년의 기록...자본은 제자리, 기술은 이미 떠났다

라인야후 사태의 1차 결말은 다음과 같다. 일본 정부가 원한 '자본관계 재검토'는 당장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원한 것 '한국의 기술 통제권 배제와 일본 주도의 운영 체계'는 이미 완성에 가까워졌다. 자본은 제자리지만, 라인은 더 이상 '네이버의 라인'이 아니다. (디자인=이석호기자/이미지생성=나노바나나프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태어난 메신저가 있다. 통신망이 마비된 재난 현장에서 가족과의 연락을 이어주기 위해 네이버 재팬이 내놓은 라인(LINE)이다. 한국 기술이 일본 땅에 뿌리를 내린 뒤 14년이 흘렀다. 2025년 3월 기준 라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1억 9,400만 명이며, 이 중 일본 이용자가 약 9,8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9.1%가 사용하는 사실상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바로 그 성공이 분쟁의 씨앗이 됐다.

보안 사고가 열어젖힌 판도라의 상자

사태의 공식적인 출발점은 2023년 11월이다. 라인 메신저에서 51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협력업체가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이용자 정보가 대거 유출됐다.

일본 총무성은 2024년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에 행정지도를 내리며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와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보안 사고에 대한 행정지도가 기업 소유 구조 변경 요구로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었고, 한국에서는 즉각 "일본 정부가 한국 기업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당시 라인야후의 지배구조는 다음과 같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진 합작법인 A홀딩스가 라인야후의 64.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형식상 대등한 공동 최대주주 구조였지만, 실질 경영은 설립 초기부터 소프트뱅크가 주도해왔다.

속전속결 노린 소프트뱅크가 마주한 가격의 벽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일부를 2024년 7월 초까지 사들이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7월 초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목표"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은 이내 벽에 부딪혔다.

소프트뱅크의 협상 방침은 '제한된 지분을, 낮은 가격에' 가져오는 것이었다. 당시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약 2조 8,639억 엔(약 25조 원)이었고, A홀딩스가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A홀딩스 가치는 최소 20조 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었다. 네이버로서는 헐값 매각에 응할 이유가 없었고, 경영진의 배임 문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2024년 7월, 라인야후는 일본 총무성에 "현재로서는 양사(네이버·소프트뱅크) 간 단기적인 자본 이동이 어렵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진전되도록 계속 노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협상의 교착 상태를 공식화한 셈이었다.

자본은 동결, 기술은 이미 분리 완료

지분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라인야후는 다른 경로로 조용히 탈(脫)한국화를 진행시켰다. 2025년 3월 31일 일본 총무성에 제출된 보고서가 그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라인야후는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 및 네이버 클라우드와 시스템·인증 기반·네트워크 연계를 전면적으로 차단하고, 보안 운영 및 위탁처 관리 체계를 사실상 독립적으로 재편했다"고 밝혔다. 보안관제센터(SOC) 운영을 네이버 클라우드로부터 분리해 일본 기업과 24시간 체계를 구축했고, 인증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계정관리시스템(AD)까지 모두 일본 주도로 전환을 완료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인증 기반 및 시스템 연계를 2026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도 명시했다. 라인의 실질 개발을 담당해온 한국 자회사 라인플러스와의 위탁 관계까지 끊겠다는 내용이다. 같은 시기, 라인플러스는 사내 협업툴로 써오던 '네이버웍스'를 구글 워크스페이스로 전사적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일본·한국 외에 대만·태국 등 해외 지사도 이 교체 대상에 포함됐다. 라인야후는 AI 서비스 구축에서도 네이버의 클로바 대신 오픈AI 모델을 도입했고, 네이버는 사실상 배당만 받는 대주주에 그치게 됐다.

일본 내 IT 관계자는 "네이버는 명목상 최대주주일 뿐 실질 영향력이 소멸한 '유령 지배구조'로 전환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의 셈법...배당 1조5천억, 시간은 우리 편

역설적이게도, 라인야후 주가는 사태 이후 오히려 큰 폭으로 올랐다. 라인야후 사태 당시 337.5엔(3,325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2025년 들어 550엔(5,417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한 해에 8,368억 원에 달하며, 최근 4년간 수령한 배당만 약 1조 5,000억 원 규모다.

라인야후의 현 시가총액은 3조 7,193억 엔(약 36조 6,400억 원)에 달하며,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이만한 자본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내부에서는 "A홀딩스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면 인수해 보라"는 분위기까지 있다고 알려졌다.

지분 교착 속 사실상 완결된 분리

현재 A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여전히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대 50으로 동등하다. 단기 내 지분 이동도 양사 모두 어렵다는 입장을 공유한 상태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형식과 실질은 이미 크게 어긋나 있다. 기술 시스템은 분리됐고, 이사회에서 한국인은 없어졌으며, AI 전략에서도 네이버의 자리는 사라졌다.

주목할 지점은 소프트뱅크의 재정 여건이다. 손정의 회장이 주도하는 오픈AI와의 대규모 AI 투자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십조 원 규모의 추가 지분 매입 여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지기 어렵다. 반면 네이버는 라인야후 지분을 유지한 채 매년 수천억 원대 배당 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의 1차 결말은 다음과 같다. 일본 정부가 원한 '자본관계 재검토'는 당장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원한 것 '한국의 기술 통제권 배제와 일본 주도의 운영 체계'는 이미 완성에 가까워졌다. 자본은 제자리지만, 라인은 더 이상 '네이버의 라인'이 아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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