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딸깍…불안한 일상 달래는 직장인·학생 ‘키캡’ 열풍
‘키캡 키링’, ‘키랩’ 등 피젯토이 인기
2026년 07월 23일(목) 16:00
23일 전남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문구용품점에 키캡 키링 등 피젯토이 제품이 진열돼 있다. 최근 촉각 자극과 소리를 즐기는 ‘감각 소비’가 확산하면서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딸깍, 딸깍’
키보드 자판 특유의 경쾌한 소리. 한 번 누르면 손에서 쉽게 놓기 어렵다. 다시 누르고, 또 누른다. 별다른 기능은 없지만 어느새 손은 키캡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키캡 키링’과 ‘키랩’ 등 이른바 피젯토이(Fidget Toy)가 새로운 취향 소비로 떠오르고 있다. 가방에 달고 다니는 장식품을 넘어 반복적인 촉각 자극과 소리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심리 안정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23일 전남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문구·완구 매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키링 진열대에는 키보드 키캡 형태부터 누를 때마다 ‘딸깍’ 소리가 나는 제품, 말랑한 촉감을 강조한 스퀴시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다.
매장 관계자는 “요즘은 키캡 키링이나 스퀴시 같은 제품이 하루 관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라며 “학생과 20대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장식보다 촉감과 소리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20대 직장인 은모씨는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키캡을 모으기 시작했다”며 “청축 특유의 찰진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는데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오모씨도 “아무 생각 없이 누르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청축과 적축 등 종류에 따라 느낌이 달라 누르는 재미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제품의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더욱 확산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키캡을 누르는 소리와 촉감을 영상으로 공유하거나 자신만의 키링을 꾸미는 모습을 올리며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키캡 키링 열풍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피젯토이 문화’의 확산으로 보고 있다. 피젯토이는 손으로 만지거나 반복적으로 조작하며 촉각 자극을 즐기는 장난감이나 소품을 의미한다.
23일 전남광주시 동구 충장로의 한 문구용품점에 키캡 키링 등 피젯토이 제품이 진열돼 있다. 최근 촉각 자극과 소리를 즐기는 ‘감각 소비’가 확산하면서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피젯 스피너가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키캡 키링과 스퀴시, 각종 커스텀 키링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키캡 키링은 스트레스 해소와 취향 표현, 패션 소품의 기능을 동시에 충족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도 관련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헬로키티 키캡 키링을 선보였고, CU 역시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키캡 키링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실용성보다 경험과 감성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문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저서 ‘문화 트렌드’ 시리즈를 집필해온 박지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키캡이 기성세대의 눈에는 다소 엉뚱하거나 불필요한 소비로 보일 수 있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취향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하나의 문화적 소비 방식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촉감과 소리 등 감각적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팬데믹과 전쟁,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을 경험하며 성장한 젊은 세대는 작은 즐거움과 유머를 통해 불안감을 완화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도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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