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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디지털 재난 대응체계 더 튼튼하게…법률 제정 잰걸음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화재와 카카오·네이버 등의 서비스 장애는 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이들 사고는 디지털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체계적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디지털 재난 대응체계 더 튼튼하게…법률 제정 잰걸음

김현 의원은 지난달 24일 ‘디지털 재난안전 관리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2022년 10월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화재와 카카오·네이버 등의 서비스 장애는 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이들 사고는 디지털 서비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체계적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와 맥을 같이 해, 디지털 재난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을 하나로 모으는 법률안이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디지털 안전 3법’ 한계 극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지난 6일 디지털 재난안전 관련 규정을 일원화하고 체계적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 재난안전 관리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지난 2024년 12월 31일 ‘디지털 재난·장애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들 법안의 입법 추진은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개정된 이른바 ‘디지털 안전 3법’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점검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디지털 안전 3법은 대규모 디지털 재난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23년 1월, 정부가 개정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과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기통신사업법을 말한다.

당시 정부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을 개정해 데이터센터 사업자 및 부가통신사업자의 방송통신재난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데이터센터 및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 확보에 대한 의무를 부과했다. 더불어 서비스 장애 발생 시 반드시 정부에 신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 기간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도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관한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처럼 디지털 재난 안전관리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으나 관련 규정이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김현 의원과 최형두 의원은 기존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는 디지털 재난 안전관리에 관한 여러 규정을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 재난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

이들 법안은 예방과 대비, 대응, 복구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재난 전주기의 안전관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체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기존에 개별 법률에 규정돼 있는 안전관리 의무 사항에 대한 조문을 정리한 것도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이로써 중복규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행정 역량을 모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나아가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정책과 제도 등을 도입함으로써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체계적인 디지털 재난 안전 관리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 사업자 안전관리 의무 통합

김현 의원과 최형두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은 공통적으로 7개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하여금 디지털 안전관리에 관한 종합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둘째, 디지털 안전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전담기관 지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셋째, 일정 기준 이상의 주요 사업자로 하여금 매년 디지털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등 기존 여러 법률에 분산된 안전관리 의무를 이 관리계획 중심으로 통합하도록 했다.

넷째, 정부가 주요 사업자의 관리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도록 자료 제출 요구와 현장 점검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동일한 관리 조치에 대한 중복 점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법에 따른 점검을 통과하는 경우에는 해당 항목에 대해 관리계획 및 시행계획을 이행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다섯째, 굴착공사로 인한 통신선로 단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통신사업자가 굴착공사 위치와 일정 등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섯째, 디지털 재난 및 장애 발생 시 정부가 그 원인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시 정보통신·전기·소방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도록 했다.

일곱째, 재난·장애가 발생한 사업자에게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밖에 김현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은 주요 통신사업자의 재난 발생 현황과 대응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구축·운영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해저 통신케이블 보호·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인력 및 재정 지원에 관한 규정을 신설했다.

이들 법안에서 주목되는 것은 통합관리시스템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대목이다. 이는 디지털 재난·장애 통합관리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을 명문화함으로써 현행 행정적 운영체계를 법률 수준으로 격상시키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김현 의원은 “디지털은 국가 운영을 지탱하는 기반 인프라”라면서 “플랫폼과 데이터센터, 통신망이 멈추는 순간 행정과 금융, 교통과 의료까지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가 이미 현실화 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재난은 법률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데 우리의 제도는 아직 법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분산된 규범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디지털 재난을 단순한 기술적 장애가 아닌 국가 기능과 신뢰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재난안전 관리법은 산업을 억제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국가 디지털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기본 인프라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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