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베트남 여행에서 쌀국수를 먹으며 손으로 라임을 짜던 20대 직장인 A씨는 귀국 후 며칠 지나 손등에 작은 갈색 얼룩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멍도, 화상도 아니었지만 2주가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진단명은 ‘식물성광피부염’이었다. 라임즙이 묻은 손으로 강한 햇볕을 오래 쬔 것이 원인이었다.
최근 해외여행이 늘면서 이처럼 동남아 여행 후 손등이나 팔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갈색 반점이 생겼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비슷한 경험담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며, 상당수가 식물성광피부염으로 진단된다.
실제로 최근에는 라임을 여러 개 짜서 주스를 만든 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야외에서 축구를 즐긴 한 남성이 심한 피부 손상을 입은 사례도 보고됐다. 이 남성은 화끈거림과 발진, 물집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서 식물성광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지만 피부가 회복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고 이후에도 갈색 색소침착이 오랫동안 남았다.
라임·레몬 묻은 손으로 햇볕 쬐면 ‘광독성 반응’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식물성광피부염은 식물에 들어 있는 ‘푸로쿠마린(Furocoumarin)’ 성분이 피부에 묻은 상태에서 자외선을 받으면서 발생하는 광독성 피부질환이다.
만약 푸로쿠마린이 피부에 묻은 뒤 햇빛을 받으면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 수 시간 안에 붉은 반점과 부종, 가려움, 구진, 물집 등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주근깨처럼 보이는 갈색 또는 청회색 색소침착이 수개월 동안 남을 수 있다. 푸로쿠마린은 라임과 레몬뿐 아니라 귤, 오렌지, 자몽 같은 감귤류를 비롯해 셀러리, 당근, 파슬리, 무화과, 일부 콩과 식물에도 들어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동남아 여행지에서 나타난다. 베트남 등에서 쌀국수나 해산물 요리에 넣을 라임이나 레몬을 손으로 짜다 즙이 손등에 묻은 채 강한 햇볕을 쬐면서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마사지 오일이나 향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일부 향수에는 푸로쿠마린 계열 성분인 ‘5-메톡시소랄렌’이 포함돼 있어 자외선과 만나면 피부 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 자연 회복…여행지에서는 손부터 씻어야
식물성광피부염은 원인 물질에 다시 노출되지 않으면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된다. 급성 염증은 보통 1주일 안팎이면 가라앉지만 색소침착은 평균 2~3개월, 길게는 6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물집이 크거나 가려움이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로 염증을 줄이고 필요하면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사용한다. 물집이 생긴 경우에는 습포 치료나 배액, 드레싱이 필요할 수 있으며, 색소침착이 오래 지속되면 충분한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기본으로 필요에 따라 색소 레이저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동남아처럼 햇볕이 강한 지역에서는 라임이나 레몬을 만진 뒤에는 즉시 손을 씻거나 물티슈로 깨끗이 닦고, 오일 마사지를 받은 뒤에는 강한 햇볕을 피한 뒤 숙소에서 오일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향수를 여행지에서 새로 사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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