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t급 ‘서희함’ 진수식…장보고Ⅲ 배치-Ⅱ 두 번째 함정
SLBM·70종 국산화 장비 탑재…조정식 의장 “해양주권의 핵심”
3일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장보고‑Ⅲ 배치‑Ⅱ 2번함인 서희함 진수식에서 조정식(앞줄 왼쪽 여섯번째) 국회의장, 이용철(앞줄 왼쪽 세번째) 방위사업청장, 김경률(앞줄 왼쪽 두번째)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해군 제공
국내 함정 설계·건조 기술이 총집약된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인 3600t급 잠수함이 첫 번째 기적을 울리며 바다에 띄워졌다.
해군과 방위사업청(방사청)은 3일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장보고Ⅲ 배치-Ⅱ 2번함인 ‘서희함’ 진수식을 거행했다.
행사는 조정식 국회의장을 주빈으로 정부 기관·국회·국방부·해군·방사청 주요 직위자와 방산업계 관계자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명명장 제529호를 통해 함종 ‘잠수함(SS)’, 함명 ‘서희’, 선체 번호 ‘088’을 선포했다.
함정 진수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조정식 국회의장의 부인 조미선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이어 국회의장 내외와 주요 내빈들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잘라 샴페인을 선체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 의식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건조한 서희함은 2021년 건조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함정 건조의 첫 번째 공정으로 철판을 절단하는 ‘착공식’을, 2024년 함정의 첫 번째 블록을 건조 선대에 자리 잡아 거치하는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했다.
해군의 두 번째 3600t급 잠수함인 서희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이다. 한반도 주변 해양안보 위협을 억제하고, 유사시 확고한 전략적 대응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자산이다.
장보고Ⅲ 배치-Ⅰ도산안창호급(3000t) 잠수함에 비해 탐지·타격 능력과 은밀성·생존성이 한층 강화됐다. 길이 약 89m로 도산안창호함급(약 83m)보다 선체 규모가 확장돼 다양한 무장과 탑재 장비 수용 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부인 조미선 여사가 3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서희함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하고 있다. 해군 제공
특히 함정의 두뇌로 불리는 전투체계와 눈·귀에 해당하는 소나체계 성능을 개선해 장거리 다중 표적을 식별하고, 한국형수직발사체계(KVLS)에서 쏘아 올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정밀타격 능력을 자랑한다.
뛰어난 안정성도 강점이다. 검증된 국산 리튬전지체계를 적용해 잠항 지속 시간과 최대속력 항해 시간을 늘려 작전 운용 능력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다중 안전설계 적용과 전용 육상시험시설을 통한 사전 검증 및 안전진단을 거쳐 체계 신뢰성도 확보했다.
서희함은 함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최신 소음저감 기술을 적용해 고도의 은밀성을 갖췄다. 주 추진계통 이상 발생 때 기동을 보장하는 보조추진기 탑재, 전자광학센서 기능 제한 시 직접 관측이 가능한 관통형 잠망경 등을 장착해 함정 생존성을 극대화했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대비 리튬전지체계를 비롯한 12종의 장비를 추가 국산화해 총 70종의 국산화 장비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이고 신속한 후속군수지원 보장은 물론 향후 ‘K-잠수함’의 수출 경쟁력도 탄탄히 다졌다.
앞으로 서희함은 시운전 기간을 거쳐 2028년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면 실전 배치돼 해양주권 수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 의장은 축사에서 “서희함은 우리의 자주국방 의지와 첨단 방산기술, 세계적인 조선 역량이 결집돼 탄생한 최신형 잠수함”이라며 “정부 수립 직후 변변한 경비정조차 만들지 못했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략잠수함을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하는 해양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역설했다.
조 의장은 또 “서희함은 우리의 해양주권을 지키는 핵심 국가안보 전략자산으로 적에게 두려움을 주는 강력한 억제력이자 우리 영해를 우리 힘으로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결의”라며 “앞으로도 우리 해군이 대한민국 조국의 바다와 국민을 지키는 정예 해군으로서 사명과 긍지를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상우 방사청 핵추진잠수함사업단장은 “서희함은 최첨단 기술력을 결집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으로, 국내 잠수함 설계·건조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뜻깊은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대된 국산화 성과를 바탕으로 해군의 전력 강화는 물론 첨단 방위산업 기반 확립과 잠수함 수출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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