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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돋보기 쓴 어르신도, 시각장애인도… ‘AI와 함께 살기’ 도전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6 국민행복 IT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돋보기 쓴 어르신도, 시각장애인도… ‘AI와 함께 살기’ 도전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6 국민행복 IT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고사장은 참가자들이 바삐 움직이는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로 가득 찼다. 돋보기안경을 고쳐 쓰며 태블릿 화면을 들여다보는 어르신부터 헤드셋의 음성 안내에 집중하는 시각장애인까지, 시험에 임하는 모습은 저마다 달랐다. 연령과 장애의 장벽을 넘어 참가자 모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04년부터 주최한 ‘국민행복 IT 경진대회’는 올해로 24회를 맞았다. 장애인·고령층·장년층·다문화가족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게 정보화 교육의 동기를 부여하고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이날 본선에는 장애인 부문 135명, 고령·장년층 부문 108명, 다문화가족 부문 16명 등 총 259명이 참가했다.

눈에 띈 변화는 ‘AI’의 등장이다. 지난해까지는 인터넷 검색과 PC·모바일 기기 사용 능력이 주로 평가됐다면, 올해는 AI를 활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개편됐다. 시험 문제는 국가통계포털에서 특정 품목 소비자물가지수 찾기, 미분 문제 풀기, 해외 주화 사진을 토대로 사용 국가와 금액을 파악해 환율 적용하기, 장소별 도보 거리 비교하기 등 다양했다. 참가자들은 챗GPT와 제미나이, 구글, 네이버 등 각자 익숙한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했다.

경남 김해에서 온 고령층 부문 참가자 방명엽(69)씨는 “요즘은 식당에서 음식 하나를 주문할 때도 키오스크를 써야 하는 세상이라 우리 또래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면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AI를 배우고 나니 ‘이런 것도 쉽게 할 수 있구나’ 싶어 매일이 새롭다. 얼마 전에는 직접 모바일로 커피도 주문해 마셨다”고 웃어 보였다.

AI 활용법을 독학했다는 장애인 부문 참가자 김성우(26)씨는 “평소 검색이나 문서 작업을 할 때 AI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AI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버지 갑식(59)씨는 “과거엔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디지털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가 적었지만, 최근에는 이런 대회들이 많아져 아이가 AI를 배우는 동기 부여가 되고 살아가는 데 도움되는 부분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디지털 취약계층 대상 AI 교육도 확대 중이다. 국민 누구나 동네에서 쉽게 AI·디지털을 배울 수 있는 ‘AI 디지털배움터’를 전국 69곳으로 확대해 연간 약 130만명에게 기초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동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을 위한 방문 정보화 교육(연 2200명)과 전국 53개 교육장을 활용한 장애인 집합 교육(연 2만명)도 병행하고 있다.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들에게는 다음 달 국무총리상,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장관상을 받은 발달장애 부문 참가자는 전문 연구소 사무행정직 취업에 성공했다”며 “경진대회와 교육이 참가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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