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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문화양극화의 산실' 충북도립교향악단

고품질의 공연을 선보이는 예술감독은 관객들의 큰 환호와 지지를 받는다. 한 예술단체의 수장이 바뀐 이후라면 관객들은 “예술감독이 바뀐 이후 공연의 질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 공연이 누군가가 누렸어야할 기회를 뺏은 것이라면 우리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데스크칼럼] '문화양극화의 산실' 충북도립교향악단

신동빈 정치행정부장

▲ 충북도립교향악단 공연 모습. / 충북도립교향악단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고품질의 공연을 선보이는 예술감독은 관객들의 큰 환호와 지지를 받는다. 한 예술단체의 수장이 바뀐 이후라면 관객들은 “예술감독이 바뀐 이후 공연의 질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 공연이 누군가가 누렸어야할 기회를 뺏은 것이라면 우리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그 기회가 도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재라면 더욱 그렇다.

민선8기 충북도립교향악단(이하 충북도향)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임헌정 예술감독은 대규모 기획공연을 중시했다. 25년간 재직한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말러 교향곡 연주로 명성을 얻은 그였기에, 이러한 운영방침은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문제는 예술감독의 이름값 앞에서 공공의 가치를 외면한 행정당국에 있다. ‘김영환 전 충북지사가 직접 데려온 사람’, ‘음악계의 거장’이라는 수식어 앞에 충북도향은 공공재가 아닌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됐다.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은 충북도향의 청주공연 편중현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임 감독 취임 후 3년간 충북도향이 진행한 공연 중 171회의 공연 중 99회는 청주에서 개최됐다. 이른바 기획연주는 편중현상이 더 뚜렷하다. 지난해 12회의 기획 연주 중 10회가 청주에서 열렸다. 올해를 기준으로 봐도 8회 중 6회를 청주에서 소화했다.

충북도향이 청주공연을 고집하는 이유는 관객모집과 공연 편리성에 있다. 청주시립교향악단도 부러워할 만한 활동량에 청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은 문화향유의 기회를 잃고 잇다.

임 감독이 고향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우는 동안 충북도는 166만 도민의 세금은 아낌없이 투입했다.

올해 4월 진행된 말러 스페셜 공연, 임 감독이 직접 해설에 나설 만큼 애정 가득한 그 공연에는 총 4천300만원의 예산이 쓰였다. 이중 객원단원 40명에게 쓰인 인건비만 2천397만원이다. 이 공연은 청주에서만 열렸다.

같은 해 열린 브루크너 공연도 총 3천300만원 공연예산 중 2천269만원을 객원단원 35명에게 지급했다. 공연 예산의 절반 이상을 객원단원에게 쓰는 공연이라면, 충북도향의 이름보다는 객원교향악단의 이름으로 공연을 여는 것이 적절하다.

문제는 이 뿐 만이 아니다. 막대한 객원단원 예산을 지급하기 위해 충북도향은 조례에 명시된 조항을 형해화했다.

지난 6월 19일에 진행한 브루크너 공연에 투입된 객원단원 35명 중 32명(91%)이 상한액을 넘어서는 수당을 수령했다. 4월 14일에 열린 ‘말러 공연에서도 40명 중 27명이 기준보다 많은 금액을 챙겼다. 충북도향은 연습횟수가 늘었다는 이유로 평균 14만~20만원의 연습수당을 추가로 지급했다.

충청북도립교향악단 조례에는 객원연주자의 수당 상한액을 명시하고 있다. 상한액은 수석단원은 70만원, 일반단원은 50만원이다. 이 수당은 단순한 공연수당이 아니다. 1회 공연료와 4회 연습수당을 합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도향은 ‘출연료 지급기준은 1회당 금액으로 한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는 상한선을 초과하여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폭넓게 해석, 800만원이 넘는 예산을 특별한 수당으로 지급했다. 그 아래에 적혀 있는 ‘객원연주자 출연료 지급액의 한도 내에서 연습과 공연횟수에 따라 기준을 정하여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은 고려하지 않았다. 조항에 ‘출연료 지급액 한도 내’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유는 고무줄식 수당 지급을 막기 위함이다. 어느 예술단체의 대표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또는 자신과 취향이 맞는 외부인사에게 무분별하게 수당을 지급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 신동빈 정치행정부장

충북도향은 수준 있는 공연을 위해 부득이 연습횟수를 늘렸다고 항변한다. 이 주장이 정당하다면 조례를 무시하는 수당지급 관행을 만드는 것을 우선하면 안 된다. 도의회를 찾아 충북도향의 현실을 설명하고, 조례 개정을 요구해야 한다.

도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립기관의 첫 번째 가치는 도민에게 차별 없이 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 문제가 평등한 기회제공을 가로막는다면 행정은 제도개선을 통해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의 충북도향처럼 단기적 성과에 매몰돼 일시적 호응에만 반응한다면 ‘도립’은 문화 양극화를 부추기는 특정계층의 전유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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