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 제공=케이뱅크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중소상공인(SME) 대출 규모를 1년 만에 두 배로 키우는 동시에 부실 지표를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여지가 좁아진 국면에서, '사장님 대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안착시키며 외형 성장과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증서·담보 중심 포트폴리오에 비대면 심사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가 맞물리며 외형 확대와 리스크 관리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2조3107억원으로 전년(1조1514억원) 대비 100.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원화대출금이 13.0% 증가하고 가계대출 증가율이 6.3%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기업금융이 전체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인터넷은행의 핵심 축이 가계에서 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케이뱅크가 선제적으로 보폭을 넓힌 결과로 풀이된다.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건전성 지표가 가파르게 개선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4년 말 1.83%에서 2025년 말 0.60%로 1.23%p 하락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1.13%에서 0.50%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72.11%를 기록해 전년(251.67%)보다 방어력을 높였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기업 연체율(1.50%)과 고정이하여신비율(0.53%) 등과 비교해도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는 우위를 점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개인사업자 대출을 3조원대로 키우며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서도 더 가파른 건전성 개선 흐름을 보인 셈이다. SME 금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키웠는지에선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성과는 보증서와 담보 중심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케이뱅크는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했으며, 특히 보증서대출 취급액은 1년 새 6배가량 늘어났다. 실제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규모는 1776억원에서 3196억원으로 확대됐고, 담보 및 기타 신용보강 효과도 커졌다.
케이뱅크 기업대출 및 비중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케이뱅크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이 부실 발생 시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를 활용해 은행의 직접적인 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이다. 여기에 지자체 협약 지역을 11곳으로 확대하고 모든 과정을 비대면화해 자영업자의 접근성을 높인 점도 주효했다.
기술적 고도화를 통한 정교한 심사 체계 역시 부실을 줄인 핵심 요인이다. 케이뱅크는 대출심사모형(CSS) 3.0을 도입해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안평가 모델인 '이퀄(EQUAL)'을 활용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차주의 상환 능력을 세밀하게 판별하고 있다. 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주택매매가격지수 등 거시경제 변수를 리스크 관리에 선제적으로 반영해 경기 변화에 따른 개인사업자의 상환 여력까지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러한 SME 공략은 최우형 행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경영 방향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최 행장은 상장 이후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기업 고객 확대를 꼽으며 소상공인 특화 서비스 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실제 케이뱅크는 앱 내에서 AI 세무상담, 사장님 신용리포트 등 비금융 서비스를 병행하며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펼치고 있다.
케이뱅크는 중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을 5대5 수준으로 맞춘다는 구상이다. 보증서 기반의 안정적 성장과 데이터 기반의 리스크 관리가 시너지를 내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기업금융 비중 확대 전략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단순히 대출 규모를 늘리는 외형 성장에 치중하지 않고, 고도화된 CSS 모델과 거시경제 변수를 반영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동시에 가동한 것이 주효했다"며 "2030년까지 기업대출 비중을 절반까지 확대해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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