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책연구원(대정연)이 이재명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반도체 팹(Fab) 투자 계획의 재검토와 입지 선정 절차의 객관성·투명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특히 관련 산업생태계 성숙도가 가장 높은 대구·경북권에 전공정 팹이 아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지원 기능만 배분한 데 대한 산업적 타당성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대정연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구정책브리프 제35호 ‘반도체 권역별 분업 구상의 산업적 타당성 검토: 대경권 산업생태계 기반의 비교우위’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객관적 지표로 대경권이 호남권 대비 산업생태계 전반에서 일관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대경권의 소부장 전문 기업 수는 1천742개로 호남권(329개사) 대비 5.3배나 많고, 반도체 인증 전문기업도 대경권 26개사인 반면, 호남권은 전무하다. 반도체 밸류체인도 대경권은 설계-소재·부품·소자-후공정 전주기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LG이노텍(기판 세계 1위), 원익큐엔씨(쿼츠웨어 세계 1위), SK실트론(웨이퍼 세계 3위) 등 글로벌 소부장 기업이 다층적으로 집적돼 있다.
연구개발(R&D) 분야 역량은 반도체 국가 R&D 연구비는 대경권 1천20억원, 호남권 199억원으로 약 5배 차이를 보였으며 경북대, DGIST, POSTECH을 중심으로 산학연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인재 공급 분야도 반도체 관련학과 입학정원은 대경권 3천682명, 호남권 2천98명으로 1.7배 많고, 반도체 마이스터고도 대경권 2개 교, 호남권 0개 교로 조사됐다.
정주 여건 역시 상급종합병원은 대경권 5개 소, 호남권 3개 소로 약 1.7배, 수도권 방면 KTX·SRT 운행 횟수는 대경권 119회, 호남권 55회로 2.16배 많았다.
보고서는 반도체 팹 입지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산업생태계 성숙도가 핵심 결정변수인 만큼 이런 점을 토대로 산업적 타당성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특히 반도체 팹은 소부장 공급망, R&D 네트워크·전문인력 공급 체계가 결합한 산업생태계 위에서 운영되는 시설로 산업생태계 변수는 단기간 정책 투입으로 대체·이전이 어려운 경로의존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최용준 대정연 기획경영실장은 “객관적 지표에서 보듯 대경권이 호남권보다 산업생태계 전반에서 일관되게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반도체 팹 투자 계획의 재검토를 비롯해 입지 선정 절차의 객관성·투명성 확보, 대경권 산업생태계의 전략적 활용, 산업 데이터 기반의 첨단산업 입지 정책 거버넌스 구축 등이 중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에 약 1천5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분야는 800조원 규모의 팹을 서남권(광주·전남)에 집중 배치하는 권역별 분업 체계를 제시한 반면, 대경권엔 소부장 지원 기능만 배분하면서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 등은 ‘TK 홀대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홍철기자 kh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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