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경제 도약 해법은]
지역별 산업구조 비대칭 심화
각 지자체 간 특화된 역량 결합
광역 경제생태계 완성이 관건
충청권은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전국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지역별 산업 구조의 비대칭성과 성장 잠재력의 한계가 동시에 관측된다. [클립아트코리아]
대전·세종·충남 지역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연구 인프라와 충남의 강력한 제조 기반, 그리고 세종의 행정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한국경제의 핵심 축이자 중부권 경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의 분석에 따르면, 충청권은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전국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역별 산업 구조의 비대칭성과 성장 잠재력의 한계가 동시에 관측된다.
특히 대전의 우수한 연구 성과가 지역 내 제조 현장으로 충분히 전이되지 못하는 ‘데스밸리’ 구간이 상존하고 있으며, 세종의 공공 의존적 경제 구조와 충남 북부-남부 간의 산업 양극화 문제는 지역 주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로 꼽힌다. 따라서 각 지자체의 특화된 자원과 역량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자립형 경제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
‘기술 사업화 사다리’ 보강이 활로
대전은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이다. 2022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약 51조원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서비스업 비중이 76.7%에 달해 고부가가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GRDP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을 나타내는 ‘R&D 집약도’는 전국 1위(연간 약 10조원 투자)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이지만, 이러한 혁신 자원이 지역 실물 경제로 확산되는 속도는 더디다.
1인당 GRDP는 3441만원으로 전국 15위에 머물러 있어, 연구 역량이 지역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벤처투자가 바이오헬스와 정보통신 분야에만 쏠려 있어 나노·반도체, 국방 등 대전의 4대 핵심 전략산업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대덕 특구의 원천 기술이 지역 중소기업의 혁신 제품으로 전환되는 ‘기술 사업화 사다리’를 보강하고, 딥테크 기반의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대전 경제의 명운을 쥐고 있다.
세종시는 역동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6%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며, 같은 기간 사업체 수 증가율은 연평균 6.2%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제 구조를 뜯어보면 공공행정, 국방, 교육 서비스업 등 공공부문 비중이 높아 민간 자생력이 취약하다.
세종이 행정도시를 넘어 경제 자족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 서비스업과 양자 산업 등 대전과 연계된 미래 첨단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특히 세종형 투자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부족한 제조 기반을 대신할 지식 서비스 중심의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종시는 행정수도 완성과 함께 양자기술·인공지능(AI) 헬스케어·사이버보안 등 미래 전략산업을 축으로 한 산업도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산업단지 첨단화 시급
충청남도는 180개의 산업단지를 보유한 명실상부한 제조 거점이다. 2022년 기준 광업·제조업 비중이 54.6%에 달하며, 1인당 GRDP는 6447만원으로 전국 2위의 생산력을 자랑한다. 천안·아산 중심의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자부품 등 주력 산업은 대한민국 수출의 10% 이상을 담당할 만큼 강력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천안·아산 등 북부권에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고, 부여·청양 등 남부권과의 격차가 큰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설립 40년이 경과한 노후 농공단지들의 경쟁력 저하와 화력발전 및 석유화학 집적지의 탄소 중립 대응 역량 부족은 충남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소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고, 노후 산단을 AI 융복합 기반으로 첨단화해 지역 경제의 허리를 보강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결국 충청권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전의 ‘기술’, 세종의 ‘행정’, 충남의 ‘제조’ 역량을 하나로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통해 수도권에 대응하는 광역 경제 생태계를 완성해야 한다. 이를 위한 중앙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정책 공조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