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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작 대신 인디로"···K게임, '작지만 빠른 성공' 꽂혔다

카카오게임즈도 직접 개발보다는 투자와 퍼블리싱을 통해 인디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중소 개발사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퍼블리싱을 결합해 다양한 장르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보다...

"대작 대신 인디로"···K게임, '작지만 빠른 성공' 꽂혔다

한방 흥행에서 벗어나 확률성 성장 모델 체질 전환

글로벌 대작 게임 개발비 급상승, 인디 게임 장점↑

실패 부담 상대적 낮아···프로젝트 동시 추진 가능

디지털 유통·콘솔 플랫폼 확산, 중소 게임사 기회

대작·인디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현실적인 대안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대형 다중매체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인디·소형 게임의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한방 흥행’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확률형 성장 모델’로 체질을 바꾸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성장 전략이 아니라 생존 전략의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인디·소형 중심의 흐름은 주요 게임사들의 전략 변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은 소규모 팀 단위 개발을 확대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체계를 도입하며 인디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 한 개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크래프톤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총 19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흥행작 개발 경험을 보유한 신규 제작 리더십을 중심으로 소규모 조직 단위의 개발팀을 운영하며 신작 개발을 추진한다”며 “신작은 핵심 팬층이 분명한 시장을 출발점으로 검증되며 성과가 확인된 프로젝트는 단계적으로 확장해 프랜차이즈 IP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한발 앞서 인디형 전략의 성과를 확인한 사례로 꼽힌다. 넥슨의 독립 스튜디오 민트로켓이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작품이 아님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스팀과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장기 판매가 이어지면서, ‘작지만 오래 흥행하는 게임’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넥슨은 이와 유사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 역시 변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리니지 시리즈 등 MMORPG 중심 구조에 의존해왔지만, 최근에는 장르 다변화와 함께 소규모 프로젝트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엔씨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 사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국내외 캐주얼 게임사를 포함해 관련 마케팅 기업도 인수했다. 향후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이 캐주얼 게임이 되도록 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도 직접 개발보다는 투자와 퍼블리싱을 통해 인디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중소 개발사에 대한 투자와 글로벌 퍼블리싱을 결합해 다양한 장르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스튜디오에 분산 투자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인디 생태계 자체를 키우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과 투자 등을 통해 개발 기반을 확대하고, 이를 글로벌 퍼블리싱과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인디게임 창작 공모전 ‘인디고’를 통해 잠재력을 갖춘 초기 인디게임 창작팀을 발굴하고, 선배 창작자의 지지와 응원을 통해 ‘Pay it Forward’(도움의 선순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인디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방향을 바꾸는 배경에는 기존 개발 모델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글로벌 대작(AAA) 게임 개발비는 수백억에서 수천억원까지 치솟았고, 흥행 실패 시 손실도 급격히 커졌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공 확률은 낮아졌지만, 리스크는 오히려 커졌다.

인디·소형 게임은 개발비와 기간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실패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고, 이 중 일부만 성공해도 전체 수익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 ‘완성 후 출시’ 방식에서 벗어나, 출시 이후 이용자 반응을 반영해 게임을 개선하는 개발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자리 잡아가고 있다. 스팀(Steam)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유통 환경과 콘솔 플랫폼 확산은 소규모 개발사도 글로벌 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과거처럼 대형 퍼블리셔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인디 중심 전략이 모든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브랜드 파워와 매출 규모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고, 성공 확률 역시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대작과 인디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국내 게임사들의 전략 변화는 ‘규모 경쟁’에서 ‘확률 경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과거 스마트폰 기술과 함께 모바일 MMORPG 시장이 성장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이용자 특성으로 인해 캐주얼 게임이나 인디 게임의 성장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게임사는 한 작품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 평가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성공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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