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깜란 국제공항의 시끌벅적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로 끝으로 에메랄드빛 수평선이 드러났다. 공항을 나와 차로 이동한 시간은 10분 남짓. 수하물을 찾고 리조트 로비에 들어서기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나트랑 시내로 향하는 약 1시간의 긴 이동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해변의 바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휴가의 시작이 한결 가벼워졌다.
웨스틴 리조트 & 스파 깜란(The Westin Resort & Spa Cam Ranh)은 베트남 최초의 웨스틴 브랜드 호텔로, 브랜드 고유의 웰빙 철학인 수면(Sleep Well), 무브먼트(Move Well), 식사(Eat Well), 회복(Feel Well)을 공간 전체에 녹여낸 웰니스 리조트다. 직접 경험한 객실, 프로그램, 그리고 미식을 현장에서 세밀하게 기록했다.
첫날은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한 뒤 이른 잠을 청했다. 웨스틴 브랜드의 상징인 헤븐리 베드(Heavenly Bed)를 경험해 보니 왜 수면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었다. 매트리스는 몸을 단단하게 받쳐주면서도 부드럽게 감싸 안는 듯한 느낌으로 장시간 비행으로 뻐근했던 허리의 부담을 줄여주었다. 미리 준비돼 있던 라벤더 아로마 오일을 관자놀이에 살짝 바르고 누우니 서걱거리는 촉감의 침구와 어우러져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 과장된 고급스러움보다는 투숙객의 실질적인 숙면과 휴식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배려가 돋보였다.
리조트 내 식음료 공간들은 웨스틴의 Eat Well 철학을 담아 자극적인 양념보다는 식재료 고유의 신선함을 내세운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위해 찾은 레스토랑 ‘더 베란다’는 자연광이 깊게 들어오는 밝은 분위기였다. 주문한 현지 쌀국수는 기름기가 적고 육수가 담백하여 아침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었다. 고수와 현지 채소의 향이 과하지 않게 어우러졌고, 직접 짜낸 열대과일 착즙 주스는 인공적인 단맛 없이 과일 자체의 청량함이 살아있었다.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정갈한 구성이다. 또한 넓은 리조트답게 테이블 간격도 떨어져 있어 편안한 식사가 가능했다.
해가 질 무렵 찾은 해변가 레스토랑 항텐 비치 바 & 그릴에서는 바다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당일 수급한 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을 경험해 봤다. 참숯 그릴에 구워낸 해산물은 은은한 불향이 입혀져 있었고,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수분을 촉촉하게 머금었다. 강한 소스 없이 소금과 레몬, 현지 허브만 살짝 곁들여도 해산물 특유의 감칠맛이 훌륭했다. 다만 한낮 시간에는 야외 좌석이 다소 습하고 더울 수 있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시간대 방문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로비 중심부 헤이븐 라운지는 높게 트인 천장 덕분에 개방감이 뛰어났다. 오후에 들러 맛본 베트남 스페셜티 드립 커피는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잘 어우러졌다. 차분한 음악과 여유로운 좌석 배치 덕분에 책을 읽거나 간단한 업무를 보기에 적합한 정숙함을 유지하고 있다. 커피 산지로 유명한 베트남답게 현지 직원들은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산지 커피들과 다른 깔끔하면서도 풍미가 뛰어난 베트남 커피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했다.
리조트 내 부대시설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몸의 감각을 깨우는 웰니스 동선으로 잘 짜여 있었다. 메인 인피니티 풀은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았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피트니스 센터 옆에 별도로 조성된 25m 랩 풀(Lap Pool)이었다. 물놀이객과 엉키지 않고 온전히 수영에만 집중할 수 있어 운동을 즐기는 투숙객에게 반가운 공간이다.
수영장에서 연결된 프라이빗 해변으로 들어서자 고운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감겼다. 선베드에 누워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휴식이 되었다. 리조트 전용으로 사용하는 해변이라 외부인 유입이 없었을 뿐 아니라, 한적하고 조용해 충분한 휴식을 즐기기에 적합했다.
24시간 운영되는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고성능 기구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운동복을 준비하지 못한 투숙객을 위해 대여해 주는 랜딩 프로그램도 유용해 보였다. 야외에는 테니스 코트와 최근 주목받는 피클볼 코트가 잘 조성되어 있어 라켓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마사지로 유명한 베트남답게 스파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 결혼식 등 큰 연회도 가능한 리조트답게 신부 화장, 피부 관리, 마사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가격도 한국 호텔 대비 3분의 1 수준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 직접 경험한 더 웨스틴 리조트 & 스파 깜란은 화려한 볼거리나 복잡한 시내 유흥보다는, 조용한 자연 속에서 수준 높은 수면과 건강한 식사, 온전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이며,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라는 위치는 입출국 날의 피로를 확실하게 줄여줬다. 신축 리조트다운 쾌적한 객실 환경,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침구, 정갈한 식음료, 수영과 운동에 최적화된 시설 구조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나트랑 시내 중심가까지는 차로 약 40분 이상 걸리므로, 시내 맛집 탐방이나 야시장 관광을 매일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에게는 동선이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시내 관광보다는 3박 이상 리조트 안에서 온전히 머무는 힐링 일정으로 계획하는 것이 이 리조트의 가치를 100% 활용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즐길 거리가 풍부하고 공항과도 매우 가까워 리조트에 머무는 시간이 상당히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