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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대구논단] 생성형 AI 규제 동향과 청소년 교육의 과제

우리나라는 생성형 AI 플랫폼의 각축장이 된 듯하다. 챗GPT와 제미나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산업과 교육을 넘어 일상으로 들어왔다. 보고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진로와 마음의 고민까지 묻는다.

[대구논단] 생성형 AI 규제 동향과 청소년 교육의 과제

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우리나라는 생성형 AI 플랫폼의 각축장이 된 듯하다. 챗GPT와 제미나이 등 다양한 서비스가 산업과 교육을 넘어 일상으로 들어왔다. 보고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진로와 마음의 고민까지 묻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경험률은 44.5%로, 전년보다 11.2%포인트 높아졌다. 확산 속도는 분명 빠르다. 그러나 많이 사용하는 것과 잘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동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이제 관심은 범용인공지능인 AGI로 향한다. 특정 과제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지식을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AI가 현실이 된다면 일과 배움의 방식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맞춤형 학습과 창작의 기회는 넓어질 수 있다. 반면 일자리 재편과 정보 격차, 판단의 책임을 둘러싼 갈등도 커질 것이다. 다만 생성형 AI의 발전을 곧바로 AGI의 완성으로 볼 수는 없다. 실현 시점도 단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도래할 연도를 맞히는 일보다 변화 속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역할을 준비하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유럽은 청소년의 AI 이용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지난 9월 제안한 ‘EU KIDS Act’는 AI 동반자와 챗봇에도 미성년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 입법 제안 단계이며, 청소년의 모든 AI 이용을 금지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 교육부의 2025년 지침도 초등 단계에서는 생성형 AI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 기초를 배우도록 하며, 통상 13~14세인 4e 학년부터 교사의 지도 아래 교육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성장 단계에 맞게 이용 조건을 정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청소년이 기술에 서툴러서가 아니다. 능숙하게 사용하더라도 답변의 오류와 편향,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까지 충분히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답을 곧바로 받아들이면 자료를 비교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배움의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 언제나 친절하게 반응하는 AI를 친구처럼 여기며 정서적으로 의존할 가능성도 있다. 보호의 초점은 사용 시간뿐 아니라 청소년의 판단과 관계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의 설계에도 놓여야 한다.

국내에서도 활용 교육과 안전한 이용을 위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AI 윤리 보급형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8일 ‘정신건강 목적 생성형 AI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러한 안내가 가정과 학교, 청소년시설의 일상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활용 능력을 강조하면서 안전은 청소년 개인의 주의에만 맡길 수는 없다. 연령에 맞는 이용 기준과 플랫폼의 책임,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통로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수련시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프로그램의 목표부터 돌아봐야 한다. AI로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체험에 더해 답의 근거를 확인하고 자기 생각을 설명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가령 AI가 제안한 동네의 문제를 청소년이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고 주민을 만나 해결안을 고치는 방식이다. AI의 초안과 자신의 최종안을 비교하며 무엇을 받아들이고 왜 수정했는지 말하게 하면, 기술 활용은 시민으로 성장하는 경험이 된다.

수련시설이 지닌 관계와 참여의 힘도 더욱 살려야 한다. 자치활동과 동아리, 체육과 야외활동은 다른 사람과 의견을 조정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배움의 자리다. 독서와 토론은 남의 말을 이해하고 자기 언어로 질문하는 힘을 길러준다. AI 활용이 늘수록 이런 경험을 의도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시설의 AI 이용 수칙을 직접 논의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출발이다. 보호받는 대상인 동시에 이용 문화를 만드는 주체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도자 연수와 운영 기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상담기록과 개인정보를 범용 AI에 입력하지 않고, 사용 도구의 연령 조건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 지자체는 장비 보급과 함께 지도자의 교육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하고, 이용 여건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안전한 체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성과 역시 결과물의 수보다 질문과 검증, 협력의 과정으로 살펴야 한다. 수련시설은 기술과 삶을 연결하는 지역의 배움터가 될 수 있다.

AGI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청소년을 더 빠른 기술 사용자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AI가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청소년에게 무엇을 더 가르칠지 묻게 된다. 그 답은 청소년이 스스로 묻고, 서로 만나며, 자신의 선택을 경험할 시간을 얼마나 지켜주느냐에 달려 있다.

강창원 달서구청소년문화의집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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