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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경북〉 공항·항만 연계 남부 경제권 글로벌 게이트, 〈대전·충...

대전의 '우주, 로봇, 바이오'와 충남의 '반도체,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이 집적되면 궁극적으로 싱가포르와 같은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월간중앙 = 박성현 월간중앙 선임기자

〈대구·경북〉 공항·항만 연계 남부 경제권 글로벌 게이트, 〈대전·충...

[일문일답] 2·3호 통합특별시 후보 대구·경북, 대전·충남의 구상

2020년부터 통합공론화위 가동, 광역 행정 통합 논의 주도

대전·충남 경제과학수도 기틀 잡을 5년 종합계획 수립 제도화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가 3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에서 열렸다. [중앙포토]

대한민국의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분산’에서 ‘통합’으로 이행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지자체의 입장에서 행정통합은 한번 도전해 볼 만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의 간섭이나 기존 행정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정책 수립과 재정 집행이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는 믿음이 이러한 움직임의 동력이 되고 있다.

70세 정보통신(IT) 컨설턴트 장동인 박사는 장기간 활동을 이어가는 비결과 관련해 “다른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는지 파악하고, 그 영역에서 1등이 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몰입하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질문은 통합을 추진하는 광역지자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사한 방식만으로는 광역시 시대를 벗어나기 어렵다. 통합특별시에는 그에 걸맞은 특별함이 필요하다. 이에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의 입장을 모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대구는 섬유·기계 등 전통 제조업 기반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산업 구조의 고도화가 지체되면서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철강·전자·자동차 부품 등 제조 산업 기반을 갖춘 경북 또한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두 지역은 통합을 통해 대구의 산업·서비스 기능과 경북의 제조·산업 기반을 하나의 권역 전략으로 결합하고자 한다. 아울러 교통·산업 정책을 광역 단위에서 조정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월 경북도청에서 열린 대구·경북통합추진단 현판식에 참여한 이철우(오른쪽) 경북도지사와 홍성주 당시 대구시 경제부시장. [사진 대구시]

“대구·경북을 3대 권역과 2포트(port)로 재구성”

대구와 경북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통합 논의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구·경북 통합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광역 행정권 형성에 대한 논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2021년에는 권역별(대구권, 경북 동부·서부·북부) 대토론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했다.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는 교환 근무로 통합 의지를 실천했으며, 이를 계기로 광주·전남, 부산·경남, 대전·충남 등으로 논의가 확산됐다. 이러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은 다른 지역 특별법의 롤모델이 되었다.”

왜 행정구역을 통합하고자 하는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변경이나 규모 확대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지방 소멸에 대응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시·도 통합을 통해 비용은 약 15% 절감되고, 편익은 약 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1년 대구가 경북에서 분리된 뒤 어떤 변화가 있었나?

“대구·경북 분리 이전인 1980년 경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3위 규모로 추정된다. 대구와 경북의 GRDP 합계는 1985년 전국의 11.9%에서 2019년 8.6%로 3.3%포인트 하락했다. 1인당 GRDP에서도 대구는 1993년 이후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경북은 1993년 5위에서 2000년대 중반 3위까지 상승했다가 2019년에는 6위로 하락했다. 도시, 경제·산업, 과학기술, 복지 등 각종 행정 수요에 대한 투자가 각각 별도로, 또 중복적으로 집행됐다. 관광 계획이나 지역산업 진흥 계획처럼 광역적 연계가 필요한 사업들 역시 따로 추진되면서 상호 간 시너지 창출의 장애 요인이 됐다.”

협력과 연계를 모색할 방안은 없었는가?

“경제·사회·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불신과 대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있다. 양측은 지리적·경제적으로 뚜렷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통합 시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를 설명해달라.

“의료·바이오, 에너지, 스마트모빌리티 등은 대구와 경북이 함께 육성하려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는 사업이라 대구와 경북이 따로 가면 부담이 크다. 또 대구의 서비스 기능과 경북의 생산시설 입지를 융합하면 미래 경쟁력 기반도 다질 수 있다. 지역 간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 투자를 막으면 경북 북부 등 필요한 지역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가능해져 균형 있는 지역 발전도 쉬워진다.”

통합 후 권역별 개발 방향은?

“3대 권역과 2포트(port)로 대구·경북을 네트워크화하는 구상을 보자. 안동·예천을 거점으로 하는 ‘북부권’은 행정, 문화·관광, 바이오산업의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구·구미를 거점으로 하는 서부권은 스마트 제조 산업, 금융서비스, 벤처, 문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포항·경주를 거점으로 하는 동부권은 해양물류, 에너지, 소재 산업을 특화하게 된다. 또 행정통합은 대구·경북 2포트 체제의 글로벌 게이트웨이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포항 영일만 신항이 세계와 직접 통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 대구·경북이 글로벌 경제권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말이다.”

김태흠(왼쪽)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2월 24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졸속 추진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조직 인사권, 규제권, 조세권 등 자율성 보장해야”

인천공항을 거치지 않고 세계로 나간다는 구상인가?

“지방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세계로 연결되는 관문을 가져야 한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완공되면 1시간 내 동북아시아 주요 경제 거점, 3시간 내 아시아 주요 경제 거점과 연결된다. 또 포항 영일만 신항은 새로운 교역 루트로 부상 중인 북극항로로 진출하는 최첨단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대구·경북통합특별시는 이처럼 공항과 항만을 연계해 내륙형 도시에서 남부 거대경제권의 핵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

그에 걸맞은 권한이 필요하겠다.

“세계 경제의 관문 역할을 수행하려면 중앙정부의 간섭 배제 같은 소극적 자율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조직 인사권, 규제권, 조세권에 더해 법률 제정권까지 포함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통합특별시에 지위 특례, 지역 계획권 이양, 조직 인사 특례, 자치 입법 특례가 주어져야 지역 특성에 맞는 계획 수립과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대전시와 충남도는 광역 통합 논의 자체를 원칙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지만, 주민투표를 거치지 않는 민주당 방식에는 부정적이다. 여권 주도로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충분한 정책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이 모두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전과 충남은 통합이 단순한 정치적 의제나 행정적 선언으로 추진될 경우 지역 행정 체계와 재정 구조에 예상치 못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통합 논의는 중앙 정치 일정이 아니라 지역 발전 전략과 제도적 정합성을 중심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충남도 상당 기간 통합을 준비해 왔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2024년 11월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공동 기자회견으로 공식화됐다. 이후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6개월에 걸쳐 통합특별법 초안을 마련했다. 2025년 6~7월에는 20개 시·군·구를 순회하는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역 의견을 수렴했다. 이렇게 완성된 특별법안은 대전시와 충남도 의회 의결을 거친 뒤 2025년 10월 성일종 의원 대표 발의로 ‘대전·충남 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통합이 지역에 주는 이익을 전망한다면?

“대전과 충남은 생활권과 경제권이 긴밀히 연결돼 있지만, 행정 체계는 분리돼 있어 정책 추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전은 과학기술 중심 도시로 성장했지만, 산업 기반 확대에 한계가 있고, 충남은 제조업과 항만·농업 등 다양한 산업을 갖고 있으나 연구개발 역량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두 지역이 통합해 연구개발과 산업 생산을 하나의 권역 전략으로 묶고 교통·산업 정책을 광역 단위로 조정한다면 수도권에 대응하는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

대전 기술, 충남 제조업 엮는 융복합 산업

수도권과 인접한 대전과 충남은 수도권 규제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 않나?

“대전의 GRDP는 2022년 49조566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4.19% 증가했다. 충남의 GRDP는 2022년 128조488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3.15%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GRDP는 연평균 4.13% 올랐다. 우리 지역에는 수도권에서 넘어오는 경제생활권이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경제생활권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계층 구조와 분절된 관할 구역 때문에 행정구역을 초월하는 광역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특별법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조항은?

“통합특별법에는 단순한 ‘지원 가능’ 조항이 아니라 지방이 자체적으로 재원을 확보하고 책임 있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재정 이양 장치가 들어가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의 배분 비율 개편 방향을 법률에 명시하는 것이 첫 번째다. 또 그 개편을 국회가 일정 시한 내에 마무리하도록 법정 로드맵과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과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이관도 핵심 조건이다.”

지난 2월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개최된 대전·충남 행정 통합 타운홀 미팅. [사진 대전시]

통합이 산업 구조에 어떤 이점을 안겨줄까?

“대전은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등 정보통신(IT)이 강하다. 충남은 국가기간산업과 농업 중심 지역이다. 이런 대전의 기술 혁신과 충남의 제조업 기반을 결합하면 융복합 산업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통합 후 고려 요인이 있다면?

“대전은 첨단산업 인프라가 비교적 양호하다. 충남은 천안, 아산 등 북부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주력은 전통산업이다. 이런 인프라 격차는 통합 이후 자원 배분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대전은 물론 충남도 북부권과 남부권, 동부권과 서부권이 각각 존립 여건이 다르다. 공간 통합성이 미약한 상황이기도 하다. 서로를 연계하는 근본적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별시장이 하는 일 가운데 두드러진 변화를 든다면?

“특별시장은 경제과학수도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또 토지특별회계가 설치된다. 토지가격 안정, 개발용 토지의 효율적 공급, 공공용지의 조기 확보에 쓰일 재원을 공급하는 통로다.”

대전·충남의 롤모델은?

“대전과 충남의 첨단 기술·산업을 연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대전의 ‘우주, 로봇, 바이오’와 충남의 ‘반도체,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이 집적되면 궁극적으로 싱가포르와 같은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다.”

박성현 월간중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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