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8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거래소가 지난 1월 열린 청와대 주재 비공개 간담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다른 금융회사들도 관련 요구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18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1월 13일 비공개 간담회 발제자료에 따르면 당시 한국거래소 임원이 발표용으로 지참한 자료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내용은 없었다. 이 임원은 간담회에서 별도의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 관련 상장폐지 제도개선 및 담당조직 신설·보강,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 확대를 위해 밸류업 공시 활성화 및 리서치 보고서 발간 확대 등 내용을 (간담회용으로) 준비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이 간담회에서 레버리지 ETF 관련 발제자료를 내거나 도입 의견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13일 비공개 간담회는 청와대에서 열렸다.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과 금융 당국, 주요 증권·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가 레버리지 ETF 상품 도입의 시발점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간담회가 열린 다음 날 김 전 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가능한 상품을 국내에서 왜 못하게 하느냐”고 거론했다. 같은 달 30일 금융위원회는 우량주 단일종목을 기초로 한 ±2배 레버리지 ETF 허용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입법예고에 나섰다. 레버리지 ETF는 5월 27일 도입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상품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 절차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어떤 비공개 간담회 자료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제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업계와 연구기관, 한국거래소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누가 이 고위험 상품을 정책 테이블 위에 올렸는지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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