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한 이사가 이사회 11회 연속 참석?
공시자료 허위 기재 포착 …과거 서명 이미지 복제해 의사록 위조 정황
사임한 이사 “직접 서명한 적 없다” 밝혀…이메일 명의까지 무단 도용 의혹
[녹색경제신문 = 최성남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애머릿지(Ameridge)가 이사회 의사록을 조직적으로 위조하고 사임한 이사들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이사회 사유화’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이미 1년 전 사임 의사를 밝힌 이사가 작년 상반기 개최된 이사회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사실이 드러났다.
사임한 이사의 ‘유령 참석’… 11회 연속 찬성표의 미스터리
18일 <녹색경제신문>이 확보한 제보 내용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애머릿지의 2025년 반기보고서였다. 해당 반기보고서에서 정인상(Insang Jung) 전 이사는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개최된 총 11차례의 이사회에 모두 참석해 안건마다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정 전 이사의 주장은 정반대다. 그는 직접 서명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2024년 7월 30일, 대주주인 이호 대표와 홍석필 이사에게 사임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가 2024년 7월 홍 이사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오늘부로 이사는 사임하는 걸로 정리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홍 이사 측으로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 전 이사는 “해당 표에 기재된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으며, 소집 통지조차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애머릿지 2025년 8월29일 공시된 반기보고서 내용 중 '이사회의 주요 의결사항 등' 내역. 사내이사 정인상은 불참했다고 밝혔으나, 반기보고서에는 출석률 100%에 모든 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된다.
“서명 복제해 붙여넣기”…치밀한 위조 수법 정황
이사회 의사록 위조 방식도 충격적이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의사록을 위조한 애머릿지 경영진 측이 과거 이사들이 실제로 서명했던 의사록 페이지를 스캔하거나 복제해 새로운 의사록에 그대로 붙여넣는 방식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로 공시된 이사회 의사록 서명란에는 정인상 전 이사의 서명이 날인되어 있으나, 당사자들은 “직접 서명한 사실이 없으며 누군가에 의해 조작 또는 도용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제보자 측은 위조의 증거로 전자파일의 메타데이터 불일치와 실제 참석하지 않은 사외이사의 허위 기재 등을 지적했다.
더불어 정 전 이사가 사임한 이후인 2025년 8월에도 그의 이름과 연락처가 포함된 이메일 서명이 회사 공식 계정을 통해 무단으로 사용돼 외부로 발송된 정황도 포착됐다. 제보자 측은 "단순한 문서 위조를 넘어 심각한 명의 도용 및 사칭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애머릿지 측은 이메일 회신을 통해 "문의하신 내용은 확인 후 회신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답변은 오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공론화한 제보자 측은 "상장사의 공적 자산을 사유화하고 국가적 감시망인 공시 시스템을 조직적으로 무력화한 경영진의 행태는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회사 경영진과 대주주 등 관련자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및 재산국외도피)을 비롯해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제보자가 제시한 방대한 입증 자료와 내부 문건을 토대로, 대주주 일가와 외부감사인 사이의 불투명한 유착 관계 및 해외로 유출된 자산의 최종 행방을 추적하는 심층 후속 보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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