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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다이옥신 기준 초과’ 예측에…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 갈등 증폭

“동네 이름이 ‘맑을 청’에 ‘물 하’ 자라요. 청정마을인데 폐기물 소각장에, 발암물질 위험까지 있다니 속이 답답하지예.”

‘다이옥신 기준 초과’ 예측에…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 갈등 증폭

‘가동 때 발암위해도’ 담긴 포항시 문건, 준공 앞두고서야 드러나

업체와 소송 때 마련했던 자료…주민연대 “환경 영향 재검증을”

“동네 이름이 ‘맑을 청’에 ‘물 하’ 자라요. 청정마을인데 폐기물 소각장에, 발암물질 위험까지 있다니 속이 답답하지예.”

경북 포항 북구 청하면에서 지난 21일 만난 김모씨(50대)가 “주민들이 몇년째 반대했지만 결국 공사가 진행되더니 이번에는 발암물질 얘기까지 나오니,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을 둘러싸고 수년간 갈등을 빚어온 청하면이 최근 다시 술렁이고 있다. 포항시가 의뢰한 환경영향검토에서 소각장 가동 시 청하면 일대 상당수 지점의 다이옥신 농도가 환경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25일 청하환경보호주민연대(주민연대)가 확보한 ‘2024년 청하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환경영향검토’ 결과를 보면, 소각장 반경 3㎞ 내 73개 지점 중 56곳에서 시설 가동 시 다이옥신 농도가 24시간 환경기준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평균 기준으로도 9곳이 기준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이옥신은 염소를 포함한 유기화합물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보고서에선 소각장 운영에 앞서 다이옥신을 줄일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각장 가동 전인 현재도 발암물질인 크롬으로 인한 발암 위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포항시가 2024년 8월 3600만원을 들여 외부에 맡겼던 용역 결과로, 애초 소각장을 건립 중인 폐기물 업체가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간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데다, 항소심 선고를 불과 11일 앞둔 시점에서야 용역 결과가 나와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이 주민들 주장이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시설이 환경부 통합환경허가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포항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대법원에서도 원심판결이 뒤집히지 않으면서 포항시 패소가 확정됐다.

권옥희 주민연대 대표는 “해당 자료에는 발암위해도 지수 등 강화된 건강영향평가 기준에 따른 검토 결과가 담겨 있다”며 “항소심 재판부도 환경오염 우려를 뒷받침할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작 재판에서 필요했던 자료가 항소심 변론이 끝난 뒤에야 나온 셈”이라고 말했다.

청하면 의료폐기물 소각장 사업은 2022년 초기 단계부터 환경오염과 건강 피해 우려로 반대가 이어져왔다. 포항시는 2023년 3월 주민 수용성이 낮다는 이유로 재심의 결정을 내렸고, 업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포항시가 지난해 3월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현재 공정률은 90% 이상으로,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민 이모씨(60대)는 “세금을 들여 환경조사를 하고도 이런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라며 “포항시는 지금이라도 소각장 건립이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퇴직 공직자들의 업체 재취업도 논란이다. 인허가·환경민원 담당 부서 출신 퇴직 공직자 3명이 해당 업체에 재취업했고, 이 중 2명은 업무취급 제한 심사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수사기관에 통보됐다.

주민연대는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 농도가 기준을 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만큼 시설 가동 전 독립적인 기관을 통한 환경·건강 영향 재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항시는 소송 대응 과정에서 용역 결과가 환경 담당 부서에 제대로 공유되지 않아 대책 마련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지역에 대해서는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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